[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올해 초 삼성물산의 방향타를 잡은 이서현 총괄사장이 실적 부진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삼성물산의 패션·레저 부문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탓이다. 시장에서는 그 동안 이 총괄사장의 쌓아온 전문성과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부진을 헤쳐나갈 수 있을지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
이 총괄사장은 2002년 제일모직 패션연구소 부장으로 입사해 2005년 제일모직 패션부문 기획담당 상무로 승진하며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2009년부터는 제일모직과 제일기획에서 전무를 겸했고 2010년 제일모직 패션사업 총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2013년 말부터는 제일모직과 제일기획 사장을 지내며 사실상 기업 경영 최전선에 나섰고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이후 줄곧 패션부문장으로 지냈다.
이후 그는 2018년 14년 간의 임원 임기를 마치고 삼성물산에서 퇴직했다가 돌연 올해 4월 패션·상사·건설·리조트 전 부문을 총괄하는 전략기획총괄사장으로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퇴직한 지 5년 만의 복귀다. 당시 업계에서는 이 총괄사장의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부진을 타계하려는 목적이 컸던 것으로 관측했다.
문제는 올해도 패션·레저부문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삼성물산의 2분기 패션부문 매출은 5130억원으로 전년 동기(5240억원) 대비 2.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570억원에서 520억원으로 8.7% 뒷걸음질 쳤다. 삼성물산의 3분기 실적은 더욱 악화일로다. 3분기 패션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 36.5% 쪼그라들었다. 이 기간 레저부문 역시 '푸바오 효과'가 떨어지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6%, 영업이익은 45.3% 각각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물산은 최근 전반적인 패션업계 업황이 어려운 데다 우천과 폭염이 이어지는 날씨 등 다양한 요인으로 경영실적 부진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서현 총괄사장이 다시 복귀하며 강력한 리더십을 장착한 만큼 실적 반등을 위한 대응책 마련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 한 관계자는 "이서현 총괄사장이 그 동안 쌓아온 패션부문 전문성과 노하우를 토대로 사업 전반의 경쟁력 재점검에 나서야 한다"며 "올해 총괄사장으로 다시 복귀한 만큼 실적 반등을 이끌어내야 하는 부담이 클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삼성물산도 이 총괄사장을 필두로 패션·레저부문 실적 개선을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 총괄사장이 직접 론칭한 브랜드 '에잇세컨즈(8seconds)'가 선봉장이 될 전망이다. 에잇세컨즈는 이 총괄사장이 직접 론칭한 브랜드다.
에잇세컨즈는 현재 국내에서는 시내 외국인 방문객 빈도가 높은 상권에 신규 매장을 개점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데 집중하고 있다. 실제 2021년 62개였던 국내 매장 수는 올해 78개까지 늘어났다. 나아가 해외 진출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아직 구체적인 진출 시점이나 국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아시아를 주축으로 영역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이 총괄사장은 레저부문에서도 색다른 변화를 모색 중이다. 우선 국내 주요 OTT 기업 중 하나인 '넷플릭스(Netflix)' 내 인기시리즈와 협업해 에버랜드에 야외 대규모 테마 체험존을 마련하는 등 고객 집객력 강화에 나섰다. 아울러 에버랜드 통합멤버십인 '솜사탕' 혜택과 서비스를 강화해 데이터 마케팅도 고도화할 예정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서현 총괄사장이 전략기획 총괄사장에 오른 만큼 다양한 사업부문 경쟁력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며 "패션·레저 부진 반등을 위해 마케팅 강화와 해외 신명품 발굴, 편집샵을 통한 신진브랜드 인큐베이팅 등도 꾸준히 전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어 "성장을 위해 필요한 부문에서는 투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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