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태웅 기자] 밸로프가 올해 영업이익률 15%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지난해에는 지식재산권(IP) 투자 등으로 영업이익률이 1%에도 미치지 못했으나 올해부터는 기대 수익률이 높은 리퍼블리싱(게임 재유통 및 재발매)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만큼 충분히 달성가능한 목표라는 것이 회사 측의 입장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 회사가 미숙한 운영으로 이용자 신뢰를 잃은 사례가 적잖은 터라 수익 개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 물음표를 붙이고 있다.
20일 밸로프 관계자는 "15%의 영업이익률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올해 1분기 성과도 괜찮다"며 "연간 기준으로 매출보다 영업이익이 더 많이 늘어나는 해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밸로프의 이 같은 자신감은 사업 모델과 무관치 않다. 이 회사는 리퍼블리싱 사업을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리퍼블리싱은 사업을 유지하기 힘든 개발사로부터 개발권 및 사업권을 취득해 게임을 리빌드하고 재런칭해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 모델이다. 이외 확보한 독점사업권을 바탕으로 제3의 법인과 서브 판권 계약도 맺을 수 있다. 게임 개발비용 및 시간 부담이 적고, 서비스 운용 방식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밸로프도 2022년 코스닥 상장 당시 투자설명서를 통해 "리퍼블리싱 사업구조를 통해 1차 퍼블리싱 당시의 게임 실패 원인을 파악하고 개선해 성공적으로 재런칭할 수 있다"며 "기존 게임의 팬덤 및 로열티 유저가 확보된 게임을 이관받음에 따라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할 수 있고 고품질 게임을 초기 개발비 투입 없이 저비용으로 확보 가능하다"고 밝혔다.
밸로프는 올해 리퍼블리싱 사업을 본격화 해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밑작업도 마친 상태다. 우선 이 회사는 경쟁력 있는 우수 IP를 잇달아 확보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1월 컴투스의 자회사인 올엠과 '크리티카' IP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크리티카는 2013년 국내 서비스를 시작으로 중국, 대만 등으로 서비스 권역을 확대하며 2000만명 이상의 이용자를 보유한 IP다. 또한 올해 ▲소울워커 ▲클럽엠스타 ▲라스트오리진 등 3종의 게임에 대한 공동 사업 및 IP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플랫폼 등 서비스 인프라도 완비했다. 밸로프는 2019년부터 자체 플랫폼 '브이펀(VFUN)'을 운영하며 글로벌 이용자 550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3월 인수한 일본 게임사 GOP를 발판으로 현지 시장은 물론 대만 내 고객사들과 소통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다만 게임 업계는 밸로프가 목표를 달성하기 쉽잖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외 게임사들이 시장 안팎으로 주목받는 기대작을 연이어 출시하면서 경쟁 강도가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이라 서비스를 종료한 게임으로 수익 창출이 쉽잖을 것으로 내다봐서다. 아울러 이 회사가 유료 상품 판매를 집중하면서 국내외 이용자들로부터 부정적 평가를 받으며 서비스 수명이 길지 않다는 점도 이유로 꼽고 있다.
실제 밸로프가 지난해 1월 PC게임 플랫폼 스팀을 통해 선보인 리듬게임 '오투잼 온라인'의 경우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서비스를 종료했다. '오투잼 온라인'은 전체 이용자의 81.6%로부터 부정적인 평가(압도적 부정)를 받았는데, 이용자 대부분이 게임 오작동 등 버그(오류), 유료상품 밸런스, 불편한 이용자환경·경험(UI·UX) 등을 지적하고 있다. 중국에서 서비스 중인 '뮤 레전드'(중국명 : 奇迹降临) 또한 현지 파트너사인 위게임에 따르면 이용자 리뷰 61.3%가 해당 게임을 권장하지 않고 있다. 이용자들은 유료상품 문제를 포함해 콘텐츠 부족 등을 지적하고 있다. 이외에도 서비스 중인 다른 게임인 '로스트사가'에서는 연초 운영진과 이용자 간의 불법적인 거래 행위가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게임 업계 한 관계자는 "리퍼블리싱의 뿌리는 결국 퍼블리싱 사업 모델에 있기 때문에 서비스 운영사가 이용자에게 신뢰를 주는 게 중요하다"며 "다만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연이어 터지는 이슈들은 밸로프의 사업 모델 자체를 흔들 수 있고, 이는 향후 서비스 예정인 신작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을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밸로프는 유료 상품에 대한 지적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만큼 이용자 부담이 적은 상품을 설계 및 적용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사업권 일체를 획득한 라스트오리진의 경우 인수인계 작업이 끝나면 프로모션을 진행할 텐데 과도한 유료 아이템을 넣지 않는 기존 방침을 당분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며 "앞으로 선보일 다른 작품 역시 이용자 눈높이에 맞는 상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중국에서 2차 개발 계약을 체결한 크리티카의 경우 원작의 직접 서비스를 위한 논의도 진행 중에 있다"며 "중국 현지 개발사 및 이용자들과 적극 소통하며 차질 없이 계약이 마무리된다면 IP 투자 대비 3배 이상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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