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다은 기자] 미국판 '당근마켓' 포시마크가 인수 이후의 시장 우려를 딛고 영업이익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여전히 포시마크의 실적은 공개되지 않고 있으나 네이버는 연평균 매출 성장률 8%대를 제시하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포시마크를 글로벌 커머스 생태계 확장의 성장축으로 삼은 만큼, 온서비스AI 전략과의 새로운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시마크는 최수연 대표가 취임 이후 최초로 인수한 해외 개인간거래(C2C) 커머스 플랫폼이다. 네이버는 2022년 10월 인수소식을 밝히고 이듬해 1월 인수를 완료했다. 당시 인수가가 1조6700억원으로 알려지면서 대규모 인수합병(M&A)로 주목을 받았다.
네이버 측은 "포시마크의 차별화된 발견형 소셜커머스 플랫폼에 네이버의 고유 기술(라이브커머스, 스마트렌즈 등)을 결합해 유저 몰입도가 높은 마이크로(Micro) 커뮤니티를 육성하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온라인 C2C 패션 시장을 선도하는 플레이어로 발돋움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인수배경을 밝혔다.
네이버의 2023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포시마크 인수에 실제로 들어간 비용(인수대가)은 1조8878억원이다. 네이버는 포시마크 영업권으로는 1조3507억원을 인식했다. 즉 인수대가의 약 70% 가량이 영업권인 셈이다.
포시마크 인수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냉소적이었다. 포시마크는 2021년 기준 매출 4710억원, 영업손실 657억원을 기록한 적자기업이었기 때문이다. 네이버의 포시마크 인수 소식이 전해진 당일 네이버 주가는 전일 대비 8.8% 하락하기도 했다. 포시마크는 2023년까지 적자를 이어갔다. 업계에 따르면 포시마크는 그 해 6월말까지 매출 2419억원, 순손실 5억400만원을 기록했다.
이에 네이버는 인원감축과 인도, 태국 등 비핵심 지역을 정리하는 경영효율화 전략을 펼쳤다. 아울러 ▲라이브 스트리밍 방송 '포시쇼' ▲네이버의 AI 이미지 검색 기술을 도입한 '포시 렌즈' 개선을 통해 사업 경쟁력도 강화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의 전략이 통했다는 분위기다. 네이버에 따르면 포시마크는 지난해 3분기를 제외한 모든 분기에서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해 4분기 실적 컨콜에서 "포시마크는 미국 대선 연말 연시 등으로 높아진 광고 비용과 이커머스 경쟁 심화로 성장세가 다소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여전히 견고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며 "작년부터 진행해 온 비용 효율화와 광고 사업의 성장 등의 영향으로 영업익 흑자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까지 네이버는 포시마크 실적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네이버는 여전히 포시마크의 회수가능가액(사업가치)이 충분히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의 지난해 감사보고서 중 '현금창출단위 합계'에 따르면 회사는 포시마크 영업권을 1조5576억원으로 인수 당시(1조3507억원)보다 높게 평가했다. 이는 또 다른 현금창출단위인 문피아(1331억원→1016억원), SODA(2003억원→1612억원)의 영업권이 줄어든 것과는 대조된다.
영업권이 증가하는 요인으로는 ▲영업실적 기대치 향상 ▲지분 추가 ▲회계 추정 변경 ▲환율 효과 등이 있다. 네이버가 영업권 손상평가에 사용한 주요가정치인 ▲매출성장률 ▲영구성장률 ▲할인율에 기초했을 때, 회사는 포시마크의 영업실적 기대치를 반영해 영업권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의 추정기간 동안 포시마크는 연평균 매출성장률 8.1% 달성, 영구적으로는 1.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네이버의 포시마크 인수 전략 PR 자료(2021년 추정)에서 제시한 단기간 연평균성장률(CAGR) 20% 보다는 낮은 수치다. 네이버는 같은 자료에서 수익성 가속 전략으로 인수합병 거래 종료 이후 24개월 이내에 연간 기준 약 3000만 달러(약 4170억원) 수준의 비용 절감을 제시했다. 아울러 올해 미국 온라인 리커머스 시장 규모를 130억달러(약180조7천억원)로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을 출시하며 본격 AI 기반의 커머스 사업을 진행하는 만큼 포시마크에도 새로운 독자적 AI 기술이 추가될 것으로 전망 중이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는 'AI 어시스턴트' 기능이 탑재돼 있다. AI 어시스턴트는 ▲리뷰 평점 ▲프로모션 정보 ▲쿠폰·멤버십 혜택 ▲선호 브랜드 등 사용자의 실증적인 이력을 활용한 '초개인화' 쇼핑을 돕는다.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바는 없으나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이 온서비스AI다 보니 해당 사업적 목표에 따라 포시마크 같은 경우도 AI 기능이 고도화되고 사업적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된다면 반영할 여지는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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