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오성첨단소재-에코볼트-화일약품 등으로 이어진 계열사 간 부동산 거래에 제동이 걸렸다. 오성첨단소재의 부동산 자산을 인수해야 하는 에코볼트에서 자금 문제가 발생해 잔금 납입일이 연기됐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지난해부터 추진된 오성첨단소재를 필두로 시작된 계열사 간 자산 재배치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에코볼트의 재무구조가 열위해 향후 대금 납입이 원만하지 않을 수 있어서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성첨단소재와 에코볼트가 추진해온 아산사업장(아산 음봉 소재) 부동산 거래 일정이 미뤄졌다. 매수자인 에코볼트가 잔금 168억원을 납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잔금 납부일은 오는 9월 30일로 6개월 연기됐다.

앞서 오성첨단소재는 지난해부터 계열사 간 부동산 거래를 활발하게 진행했다. 오성첨단소재의 자회사 에코볼트는 지난해 8월 화일약품에 평택 소재 옛 본사 건물을 매각했다. 경기도 평택시 산단로 241에 위치한 본사 건물을 233억원에 매각하는 거래였다. 매각 추진 3개월 만인 지난해 12월초 잔금 납부로 거래가 종결됐다. 화일약품은 에코볼트의 자회사로, 오성첨단소재의 손자회사다. 세 회사 모두 코스닥 상장사다.
에코볼트가 2023년 6월 본사를 평택에서 아산으로 옮기면서 옛 평택 본사를 화일약품으로 넘긴 것으로 해석된다. 화일약품은 본사와 사업장 및 공장이 화성·판교·용인 등에 위치해 있어 평택을 물류 거점 등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 또 한 번 부동산 거래가 일어났다. 오성첨단소재는 지난해 12월말 아산사업장을 에코볼트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충남 아산시 음봉면 산동로 433-31 소재 아산사업장을 210억원에 매각하는 거래였다.
이는 오성첨단소재가 지난 2020년 아산에서 전북 익산으로 본점을 옮기면서 남은 아산사업장을 에코볼트에 넘긴 것으로 해석된다. 에코볼트는 2023년 6월 본점을 아산으로 옮긴 이후 오성첨단소재 아산사업장을 임차해 썼었는데, 자산 효율적 관리 차원에서 해당 부동산을 아예 매입한 것으로 보인다.
눈길을 끄는 건 자산 재배치에 따라 손자회사인 화일약품의 현금이 오성첨단소재로 들어가는 구조라는 점이다. 다만 에코볼트의 유동성 문제가 생기면서 이러한 작업에 차질이 생기게 됐다. 자동차 조명부품 제조업체인 에코볼트는 베트남 공장을 운영 중인데, 이 공장에서 정산 문제가 발생해 일시적인 자금난이 발생했다는 입장이다.
오성첨단소재 관계자는 "에코볼트 베트남 공장에서 일시적인 자금이 묶여 잔금 납부를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열위한 재무구조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에코볼트의 지난해 매출은 1389억원, 영업손실은 113억원, 당기손손실 142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부터 4년째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다.
에코볼트는 관계기업 투자도 적극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성과가 좋지 않다. 최근 5년간 한 해를 빼고 매년 투자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본업에서 이익을 거의 못 내는 상황에서 투자성과 저조로 자금 부담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이 때문에 6개월 뒤 잔금 납부도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에코볼트의 지난해 말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은 377억원이다. 다만 평택 소재 본사 매각 대금 등(233억원) 일회성 요인으로 인한 일시적인 유동성 확보다. 당시 200억원이 넘는 현금이 들어오고 곧이어 비슷한 금액대 딜을 진행했음에도 이를 마무리하지 못할 정도로 자금사정이 여의치 않다는 해석이다.
오성첨단소재의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은 우수한 수준이다. 디스플레이 필름 사업을 영위하는 오성첨단소재는 지난해 별도 매출 1281억원, 영업이익 203억원, 당기순이익 184억원을 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5년간 플러스 흐름이다. 이번 딜이 연기돼도 별다른 재무 영향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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