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상업용 건물로 구상해 수익성만 보려고 접근하면 제대로된 스토리가 나오지 않습니다. 인사동이란 공간에서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지, 소비자는 이 공간에서 무엇을 느끼고 싶어하는지에 초점을 맞춰 개발해야 합니다"
안녕인사동이라는 공간의 개발을 진두지휘한 권용기 액티스 총괄고문은 이곳의 개발 배경에 관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인사동의 특수성에 먼저 착안한 뒤 이 장소에서 방문자들에게 어떤 가치를 전달할지 고민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사동의 역사성부터 먼저 짚어보게 됐다는 게 권 고문의 설명이다.
지금의 인사동은 일반인들에게 전통과 문화·예술의 거리로 느껴지지만 직접 와서보면 한옥도 없고 오래된 한정식집만 있다. 큰 줄기의 스토리를 뽑아내기엔 현재의 환경만으로 역부족인 셈이다. 하지만 권 고문은 공간에서 역사성을 찾고 그것을 이어가기 위해 안녕인사동을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인사동은 과거 조선시대 최고 예술 관청이었던 도화서가 위치해 있었고, 왕조가 끝나고 일제시기에는 도자기 등을 거래하던 곳이었다. 또 6·25 전쟁 이후엔 미군들이 골동품을 매입한 공간이며, 새마을운동 이후에는 특화거리로 선정되기도 했다. 권 고문은 인사동이 외형적인 보존은 돼 있지만 단절된 역사를 가진 곳으로 평가했다. 이러한 인사동의 가진 특수성에 기반해 안녕인사동은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연결하고 만들어가기 위해서 태어났다. 인사동의 과거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연결시키는 것이다.

-안녕인사동의 공간을 어떻게 개발하게 된건가?
▲안녕인사동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인사동 한복판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이다. 단순한 상업공간으로 해석하지 않았으면 한다. 관광객과 지역유동인구 모두가 편하게 즐기고 머물 수 있는 장소를 만들고자 기획됐다. 브랜드명인 안녕인사동은 인사말인 안녕에 지역명 인사동을 결합한 것으로 방문자에게 환영과 친숙함을 전달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안녕인사동은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리모델링을 했는데 이는 단순한 공간 개선을 넘어, 고객 경험을 중심으로 전반적인 공간의 문화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진행됐다. 특히 서울 중심 지역의 전통과 현대, 예술과 라이프스타일, 미식과 휴식, 먹고, 보고, 머무는 모든 요소를 한 공간에서 체험할 수 있는 구조로 재구성했다.
-인사동이라는 지역 특성과 안녕인사동이 지향하는 방향은 어떤 관계가 있나?
▲인사동은 일평균 약 11만 명의 유동인구를 보유한 국내 최다의 관광 상업 중심지 중 하나다. 외국인 관광객 뿐 아니라 고령층, 단골손님도 많다. 또한 2030세대의 교류가 느껴지는 곳이기도 하며 복합적인 고객층을 타깃으로 할 수 있는 지역이다.
안녕인사동은 인사동 지역의 전통성과 감성을 살려, 전통과 현대를 연결하는 문화적 콘텐츠를 꾸준히 기획해 제공하고 있다. 전통적인 한옥의 정취와 현대적 감각이 어우러져 예술작품과 복합 콘텐츠 체험이 가능한 공간으로 방문자들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입점해 있는 매장이나 콘텐츠 구성에서 중점을 둔 기준은 무엇인가?
▲입점 브랜드 선정 시 가장 중요하게 본 기준은 '한국적인 요소의 현대적 재해석'이다. 전통적인 K-푸드부터 퓨전 음식, 라이프스타일 제품까지 각 브랜드가 고유의 개성과 스토리를 담고 있어야 한다. GS리테일, 이지스자산운용 등 각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역량을 보유한 회사들이 투자자로 안녕인사동의 운영에 참여하고 있지만, 이들이 모이기만 한다고 스토리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이 공간에서 어떤 스토리를 입힐 수 있나를 고민했고, 방문객들은 어떤 가치를 느끼기 위해서 찾아오는가 집중해 모든 매장을 꾸미고 있다. 또한 안녕인사동은 단순히 매장을 나열한 쇼핑몰이 아니라, 기획력 있는 콘텐츠 큐레이션을 통해 전통과 현대, 문화와 상업이 조화를 이루는 복합문화 공간을 지향한다. 인사동 유일의 양방향 진입로(인사동길, 우정국로)를 보유한 점과 푸드, 전시, 체험, F&B, 플레이스, 편의시설이 어우러진 트렌드 라이프스타일 공간이라는 점도 큰 차별점이다.

-4층 인싸골을 구성하게 된 배경과 의도는 무엇인가?
▲'인싸골'은 인사동 지역 상권 활성화를 목적으로 기획됐다. 인사동에는 대중적인 집합 공간이 없기 때문에 그 역할을 위해 만들기도 했다. 실내 최대 규모로 약 240평, 250석의 야외 정원 콘셉트 복합문화공간이다. 기존 4층 공간은 접근성이 낮아 유동인구가 적었으나 인싸골 TF팀이 협력해 전용공간을 공용공간으로 전환했다. 레트로 감성을 입힌 공간 디자인과 젊은 층이 선호할 만한 콘텐츠를 접목해 자연스럽게 발길을 유도하도록 조성했다.
방문객은 MZ세대 및 단체고객을 타깃으로 하며, 트렌디한 야외 식음 문화와 체험형 콘텐츠를 결합해 복합문화 공간으로 진화시켰다. 매우 고생을 많이 해서 만들어낸 공간이다. 소품하나하나 모두 신경을 써서 배치했다. 투자자들의 신뢰와 더불어 PM사인 젠스타메이트의 헌신적인 노력이 함께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공간이 활성화되기까지 어려움이나 시행착오는 어떤 것이 있었나?
▲초기에는 4층 공간의 낮은 접근성과 인지도가 가장 큰 과제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간 자체를 새롭게 기획하고, 젊은 세대의 유입을 유도할 수 있는 콘텐츠와 레이아웃, 디자인 요소를 도입했다. 모든 소품 하나하나를 신경쓰면서 재미와 가치를 더했다.
브랜드 구성에도 공을 들였다. 단순히 자리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공간의 정체성과 어울리는 브랜드 유치를 위해 MD구성에 전략적으로 접근했고, 이후 외국인 타깃 콘텐츠도 동시에 반영했다.
-향후 안녕인사동과 인싸골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하길 기대하는지?
▲향후 안녕인사동과 인싸골은 SNS 및 유튜브 기반 콘텐츠 마케팅을 강화하고, 정기적인 소셜 이벤트 및 인플루언서 협업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와 호감도를 높여 나갈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안녕인사동과 인싸골이 대표 복합문화공간을 넘어, 서울 도심(CBD) 내 저녁 상권의 중심지로 자리잡는 것이 목표다. 더 나아가, 이러한 공간 운영 모델을 다른 지역 전통 상권으로 확산시킬 수 있는 플랫폼으로도 성장시키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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