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
뉴스 랭킹 이슈 오피니언 포럼
산업 속보창
Site Map
기간 설정
KB금융지주4
MBK-메리츠금융, 엇갈린 두번째 인연
이슬이 기자
2025.04.10 08:37:11
고려아연 이어 홈플러스…담보권 쥔 메리츠, 회생계획 핵심 변수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9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래픽=딜사이트 신규섭 기자)

[딜사이트 이슬이 기자] 지난해 고려아연 사모사채 인수 건에 이어 최근 회생절차에 들어간 홈플러스까지 연이어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그룹(증권·화재·캐피탈)이 같은 거래에 당사자로 이름을 올리며 두 운용사 간의 기묘한 인연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홈플러스가 기업 회생절차에 돌입한 지 한 달이 지나면서 메리츠금융의 대응이 회생절차의 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이달 중 조사보고서를 제출해 회생계획안을 수립해야 하는 만큼 메리츠가 '신탁' 담보권을 언제, 어떻게 행사할지가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두 회사의 관계는 지난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당시부터 미묘한 흐름을 보여왔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경영권 방어를 위한 자사주 공개매수를 위해 국내 금융사들과 자금 조달 논의를 진행했고 메리츠증권이 1조원 규모의 사모사채를 단독 인수했다. 


이는 의도치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메리츠증권이 MBK·영풍 연합의 경영권 장악 움직임에 제동을 거는 모양새가 됐다. 이번 홈플러스 회생절차 역시 MBK가 메리츠금융과 사전 논의 없이 진행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업계에서는 다시 한번 두 운용사의 기묘한 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관련기사 more
메리츠금융, 1800억 규모 공모채 발행 추진 "원금 회수 문제 없는데…" 고심 깊어지는 메리츠

메리츠금융은 지난해 5월 홈플러스 인수금융 리파이낸싱 당시 단독 주선사로 나서며 홈플러스가 보유한 매장을 담보로 대출해 줬다. 당시 홈플러스는 재무상태 악화 등으로 시중 금융사 대부분이 자금 지원을 꺼리는 상황이었지만 메리츠금융은 단독으로 1조2000억원 규모의 대출을 해줬다. 결과적으로 메리츠금융의 통큰 결단은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으로 빛이 바래버렸다. 


메리츠금융이 보유한 홈플러스 담보는 일반적인 근저당과는 다른 '부동산 신탁' 구조다. 홈플러스는 보유 중인 주요 점포들을 부동산 신탁회사에 맡겼고 메리츠금융은 신탁의 1순위 수익권자로 등록돼 있다. 


일반적인 근저당권과 달리 신탁 구조의 경우 회생절차와 독립돼 있어서 이자 연체 등 기한이익상실(EOD) 발생 조건만 충족되면 회생계획과 무관하게 메리츠금융은 담보권 실행이 가능하다. 즉 메리츠금융이 홈플러스의 기업 회생에 협조하지 않고 홈플러스 매장 매각으로 원금 회수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탄핵 정국 등으로 금융권 이목이 분산된 상황을 활용해 메리츠금융이 조용히 담보권 실행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메리츠금융 측에서 담보로 잡고 있는 점포의 감정가가 5조원에 달한다고 밝힌 만큼 빠르게 자산을 매각에 원금을 회수하는 것이 재무 건전성 면에서도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더욱이 담보권자에게 초과 수익이 돌아가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감정가 대비 낮은 가격에 처분하더라도 메리츠금융은 대출 원금과 이자 회수에는 무리가 없다는 분석이다.  


다만 현실적으로는 담보권 실행은 쉽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유통업 전반의 침체 속에서 홈플러스 점포를 인수할 원매자를 찾기 쉽지 않다는 점도 메리츠금융으로선 부담이다. 


점포의 경우 중요 핵심 자산으로 분류돼 담보권을 실행할 경우 사실상 홈플러스는 파산 수순에 놓이게 된다. 대형 유통망이 한순간에 무너질 경우 초래될 사회적 파장도 적지 않다. 법적으로는 가능한 선택이지만 실익과 책임을 따졌을 때 메리츠금융이 실제로 담보권을 행사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 시작된 양측의 어긋난 셈법은 홈플러스 회생절차에서도 다시 맞물렸다. 이번에는 담보권과 회생계획이라는 각자의 이해가 얽히면서 어느 한쪽도 독자적으로 움직이기 어려운 구조가 형성됐다는 점에서 이전과는 다른 양상이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두 회사가 반복적으로 엇갈렸지만 이제는 단순한 대립 구도가 아니다"며 "MBK는 회생계획을 추진하려면 메리츠금융의 협조가 필요하고 메리츠금융 역시 담보권 실행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 서로가 일방적으로 움직이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한국투자증권
lock_clock곧 무료로 풀릴 기사
help 딜사이트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특별한 콘텐트입니다.
무료 회원 가입 후 바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more
딜사이트 회원전용
help 딜사이트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특별한 콘텐트입니다. 무료 회원 가입 후 바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회원가입
Show moreexpand_more
딜사이트 WM 포럼
Infographic News
시장별 유상증자를 통한 조달 추세 (월별)
Issue Today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