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다은 기자] 한글과컴퓨터가 정국 불안정 속에서도 '국회 빅데이터 플랫폼' 수주를 따내며 본격적인 인공지능(AI) 수익화의 물꼬를 텄다. 업계에서는 해당 수주에서 발생한 중장기적 매출과 함께 이를 기반으로 한 추가 수주로 안정적인 AI 사업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컴은 그동안 쌓아온 오피스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공공 영역에서의 존재감을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업, 자회사 씽크프리를 발판 삼아 해외 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한컴은 지난해 클라우드 SaaS 사업 확대와 AI 밸류체인 구축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섰다. 클라우드 사업은 지난해 매출 171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5.3%의 성장률을 보였다. 특히 4분기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258.8% 급증한 427억원을 거둬들였다.
올해 한컴의 목표는 '돈버는 AI'다. 한컴은 지난해 생성형 AI '한컴독스 AI'에 이어 ▲AI 지능형 문서 작성 도구 '한컴어시스턴트' ▲AI 기반 질의 응답 설루션 '한컴피디아'를 출시했다. 해당 서비스들은 기존 한컴 오피스와의 연동으로 기술 접근성은 물론 업무 생산성을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말 정국 혼란으로 공공 부문 수주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국회 빅데이터플랫폼(AI 국회)구축 1단계 사업'에서 99.99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은 이유로 분석된다. 이는 서비스 출시 두 달 만에 이뤄낸 성과기도 하다.
업계에서는 해당 수주로부터의 '낙수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통상 교육 및 공공부문 디지털 전환 계획은 통상 3개년 또는 5개년에 걸쳐 지속된다. 국회라는 주도기관으로 따낸 계약이 곧 하위 유관기관들의 수주를 이끌어 낼 것이란 전망이다. 이준규 부국증권 연구원은 "국회 빅데이터 플랫폼(AI 국회)구축 계약금액 116억원 중 일부가 올해 인식될 것으로 판단되며 공공부문 사업 특성상 주도기관 계약시 하위 유관기관들의 수주가 이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하반기부터 B2G, B2B 추가 계약이 계속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컴은 유럽·북미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한컴의 자회사 씽크프리(THINKFREE)는 현재 프랑스 클라우드 협업 기업에 오피스를 공급하는 B2B(기업간거래)·B2C(기업과소비자간거래) 사업을 진행 중이다. 아울러 한컴은 지난해 '유럽의 오픈AI'라 불리는 생성형 AI 기업 미스트랄(Mistral)과의 기술 네트워크 협력 및 인텔(Intel)과의 협업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이를 토대로 AI 밸류체인 기반을 닦고 해외 B2G(기업과정부간거래) 진출도 노리겠다는 복안이다.
한컴 관계자는 "추가적으로 유럽 B2G 시장 진입은 ODF(공개문서형식) 형식 지원이 필수적이라 해당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며 "프랑스 정부를 시작으로 점차 유럽 국가들로의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연결 실적 보강을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도 지속적으로 개편 중이다. 한컴은 지난해까지 자회사 한컴라이프케어 매각을 추진했으나, 최근 해당 계획을 철회했다. 국방 및 소방사업의 안정적인 호조를 이어가며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이유로 풀이된다. 한컴라이프케어는 지난해 전년 대비 7.8% 감소한 104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92.3% 증가한 75억원을 달성했다.
한편 한컴은 AI 기업 도약의 일환으로 'AI 사업본부'를 신설한 데 이어 성과급 제도도 개편했다. 앞선 관계자는 "AI 신사업 강화를 목표로 분기별로 우수 성과자(MVP)를 선발해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연말 평가에 대한 차등 보상을 강화하는 등 기존의 성과 연동 제도를 확장했다"며 "전략 과제 수행을 적극 지원함으로써 AI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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