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다은 기자] 올해 본격적인 AI 모멘텀을 맞은 카카오가 택한 조직 전략은 '단일화'다. 네이버가 세분화를 택했다면 카카오는 최근 AI와 카카오톡을 중점으로 조직을 개편하고 분산된 역량을 결집했다. 각 영역 간 유기적 협업으로 '빠르게'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취지다. 통합된 조직 '카나나'에서는 김병학·김종한 성과리더가 기술 및 서비스 개발에 주력하고 이상호 성과리더가 디테일을 챙길 예정이다. 카카오는 세 인물의 시너지로 연내 AI 검색·AI 메이트와 '카나나(Kanana)' 출시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카오의 AI는 '카나나'가 책임지고 있다. 지난해 6월 설립된 카나나는 AI챗스튜디오·AISaaS 등 서비스 개발을 담당하는 '카나나엑스'와 AI엔지니어링·거대언어모델(LLM) 등 기술 개발을 주도하는 '카나나알파' 투톱 체제로 운영됐다. 카카오 최고AI책임자(CAIO)를 맡았던 이상호 성과리더가 카나나엑스를 이끌었고, 김병학 당시 카카오브레인 각자대표가 카나나알파의 성과리더로 합을 맞춰왔다.
해당 체제를 반년 넘게 이어오던 카카오는 최근 변화를 꾀했다. 카나나엑스와 카나나알파를 단일 조직인 '카나나'로 통합한 것. 상대적으로 뒤쳐지고 있는 AI 서비스 출시의 효율적이고 빠른 진행을 위한 판단으로 풀이된다.
이는 '세분화'를 택한 네이버와는 다른 행보다. 네이버는 하나로 통일된 AI 조직은 없고, 네이버랩스·클로바 등 AI 사업과 연계된 부서에서 각각에 맞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송창현 전 최고기술책임자(CTO) 이후 총괄 CTO 자리는 4년 째 비워져 있다. 사업부 별 '기술 리더'들이 사업에 최적화된 기술 개발을 이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하나가 된 카나나에서는 김병학 성과리더가 조직장을 맡고 김종한 성과리더가 그를 뒷받침할 예정이다. 김병학 성과리더는 AI 검색 연구 분야에서 20년 이상 경력을 쌓은 인물로 카카오와는 2013년 인연을 맺었다. 이후 ▲카카오 AI 부문장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수석 부사장 ▲카카오 AI TF장 ▲카카오브레인 각자대표 등을 거쳤다. 2024년 4월 합류한 카나나알파에서는 FO(Function Owner) 및 성과리더로서 초거대 AI 언어모델 '코(Ko)-GPT'를 비롯해 텍스트 기반 이미지 생성모델 '칼로'(Karlo), 다양한 경량화 언어모델 등의 개발을 이끌었다.
김종한 성과리더는 이상호 성과리더의 뒤를 이어 카나나엑스의 성과리더를 맡게 됐다. 카카오 관계자는 "아이뮤직소프트출신의 김종한 성과리더는 다음사업개발실장으로써 카카오 로컬·플랫폼과 다음 개발에 참여한 '카카오 베테랑'"이라고 설명했다. 김 성과리더가 참여한 주요 성과로는 AI 기반 댓글 필터링 기능인 '세이프봇' 등이 꼽힌다. 최근 임원진으로 승진한 만큼, 지난해 7월 진행된 카카오테크 부트캠프 입과식 외에 공식석상에 등장한 적은 아직 없다.

이상호 성과리더는 AI 윤리와 안전을 담당하는 'AI세이프티앤퀄리티'로 적을 옮겼다. 이 성과리더는 SKT CTO 출신으로 SKT 재직 당시 AI 스피커 '누구(NUGU)' 등 개발을 이끈 국내 대표 AI⋅데이터 전문가다. 지난해 3월 카카오에 합류, CAIO와 카나나엑스 성과리더를 역임했다. 이번에 맡게 된 AI세이프티앤퀄리티는 카나나엑스 산하 'AI세이프티'가 확대된 부서다. 이 성과리더로서는 카나나엑스 성과리더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자리를 옮기게 됐다.
카카오 관계자는 "AI는 서비스 개발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이용자의 안전보호 및 사용 윤리"라며 "또 다른 영역에서 중요한 걸 챙기러 간 것으로 보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신아 대표는 지난달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AI의 '안정성'에 대해 강조한 바 있다. 정 대표는 "카카오는 5천만 국민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하는 만큼 AI 서비스를 구현하게 된다고 생각할 때 책임감을 느끼는 것 중에 하나가 AI의 세이퍼티(안정성)"라며 "카카오는 유해성 테스트를 위한 체크리스트를 20개 정도 가지고 있는데 이를 바꿔가며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하나가 된 카나나 안에서 세 인물이 낼 시너지를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앞선 관계자는 "김병학 조직장과 김종학 리더는 카나나의 가시적 성과를, 이상훈 성과리더는 카카오 AI의 윤리와 퀄리티를 챙기며 AI 사업을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카카오는 이번 조직개편에서 'AI 스튜디오'를 신설했다. AI 스튜디오는 카나나 산하에서 오픈AI를 포함한 파트너사와의 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AI 신규 사업 기회 및 AI 서비스의 기술 협력 기반을 마련해 기술 경쟁력은 물론 국내외 AI 생태계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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