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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철주, '승계 2막' 시동…2세 이사회 진입
신지하 기자
2025.03.24 07:00:33
대대적 지배구조 개편 대신 실질 권한으로 방향 튼 듯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4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성엔지니어링 용인 R&D센터. (사진=주성엔지니어링)

[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의 자녀 승계 작업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사업부문 분할과 지주사 전환을 통한 승계 시도가 백지화된 지 5개월여 만이다. 이번에는 대대적인 지배구조 개편 대신 아들 황은석 미래전략실장(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방식을 택했다. 내부에서부터 경영 참여를 확대해 향후 지분이나 대표직을 자연스럽게 물려받기 위한 정당성을 쌓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주성엔지니어링은 오는 25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황은석 사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해당 안건이 통과되면 황 사장은 지난해 1월 사장으로 입사한 지 1년 3개월 만에 주요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에 합류하게 된다. 이는 그의 경영 참여가 본격화된다는 의미다. 황철주 회장의 인하대 동문인 이우경 영업·운영본부장(부회장)도 신규 사내이사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그는 지난해 12월 영입된 인물로, 과거 ASML코리아 대표를 지낸 만큼 황 사장의 멘토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1986년생인 황 사장은 2001~2005년 미국 세인트 스티븐스 성공회 학교를 거쳐 일리노이대(UIUC)에서 재료과학·공학 학사를 취득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2011~2018년 서울대 재료공학부에서 'InGaZnO(인듐-갈륨-아연 산화물) 기반 전하 트랩 소자의 낸드플래시 메모리 응용'이란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당시 해당 논문의 지도 교수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 석학으로 불리는 황철성 서울대 재료공학부 석좌교수가 맡았다. 황 회장과 황 사장 부자는 2021년 각각 자신의 이름으로 서울대 재료공학부에 1억원씩 기부하기도 했다.


황 사장은 학업을 마친 직후 삼성전자에 6년간 재직, 반도체 분야의 실무 경험을 쌓았다. 2018~2023년까지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차세대 TD팀,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 상품기획, 반도체연구소 선행소자 랩 등을 거쳤다. 회사는 황 사장에 대해 "차세대 반도체 기술과 전략에 대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며 "전략 기획과 경영 관리 총괄을 담당하고 있어 최근 시시각각 변화하는 경영 환경에 빠르게 대응해 회사의 기술 경쟁력 강화와 기업 가치 제고에 핵심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판단돼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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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황 사장은 주성엔지니어링에서 미래전략실장을 맡고 있다. 미래전략실은 통상 회사의 중장기 성장 전략 수립과 지배구조 개편, 신사업 기획 등을 총괄하는 일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이 조직은 황 사장이 입사하면서 새롭게 신설됐으며, 초기에 '미래전략사업부'로 출범했다가 지난해 4분기 '미래전략실'로 격상됐다.


업계에서는 황 사장의 이사회 진입이 예고된 수순이라는 평가다. 지난해 주성엔지니어링이 추진했던 지배구조 개편안에서 황 사장은 반도체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설립될 신설 법인의 대표로 내정된 바 있다. 당시 분할안은 지주사 체제로 전환해 승계 기반을 정비하려는 핵심 구상으로 꼽혔지만 이에 반대한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액이 예상했던 500억원을 초과하면서 결국 철회됐다. 이에 황 회장은 황 사장의 내부에서부터 경영 참여 폭을 순차 확대하는 방식으로 승계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황 사장은 이번 이사진 합류를 계기로 황 회장 아래에서 본격적인 경영 수업을 받을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평소 '기업가 정신'을 강조해온 황 회장의 철학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벤처 1세대인 황 회장은 그동안 언론 인터뷰 등에서 '회사는 실력 있는 자가 운영해야 한다', '기업 승계로 부를 대물림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등의 소신을 꾸준히 밝혀왔다.


차후 전개될 '승계 3막'은 상속세 문제를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달렸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황 회장이 지주사 전환을 다시 시도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지주사 체제는 상속세율 자체를 낮춰주지는 않지만 적은 지분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어 승계 전략에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자회사 배당을 통해 상속세 납부 재원을 확보하거나 지분 정리를 보다 효율적으로 설계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현행 상속세법상 최대주주 지분에는 50%의 기본 세율에 20%의 할증이 붙어 최대 60%의 세율이 적용된다.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하더라도 비상장 주식은 담보로 인정되지 않아 상속인이 부담해야 하는 현금 납부액이 크다는 문제가 있다. 최근 황 회장은 이 같은 제도 개선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과 우원식 국회의장 간 면담 자리에 함께하기도 했다.


황 회장이 과거 추진했던 사업 분할안에서 상속세 대응 전략이 일부 엿보인다는 시각도 있다. 당시 주성엔지니어링은 반도체 부문을 인적분할해 상장사를 유지하고, 디스플레이·태양광 부문은 비상장 자회사인 '주성룩스'로 물적분할하는 구조를 설계했다. 향후 가업 승계 시 연부연납 제도에서 비상장 주식을 납세 담보로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이 개정된다면 황 사장은 주식을 매각하지 않고도 상속세를 분할 납부할 수 있게 된다. 이에 주성룩스를 굳이 비상장사로 남기려 했던 것도 이러한 계산이 깔려 있었던 것 아이냐는 의문도 나온다.


다만 연부연납 제도 개선이 당분간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중견련 등이 비상장 주식을 납세 담보로 인정해 달라는 건의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국세기본법 개정이라는 높은 입법 문턱을 넘어야 한다. 중견련 관계자는 "해당 사안은 상속세율 인하나 가업상속공제 확대에 비해 우선순위가 낮은 편"이라며 "입법 논의가 구체적으로 진척된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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