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서 프라이빗에쿼티(PE)의 역할이 커질 전망이다. 현재 구조조정 여파로 대기업들의 투자 여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PE들의 드라이파우더(투자여력)는 풍부한 상황이다. 여기에 PE가 보유한 포트폴리오의 절반가량이 장기 포트폴리오로 올해 PE발 매도 물량도 상당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삼일PwC는 5일 서울 용산구 회사 본사에서 '2025 M&A 시장 전망과 대응전략 : 지속가능한 성장전략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진행했다. 이번 세미나는 ▲2025년 경제 및 산업 트렌드 ▲M&A의 트렌드 변화 ▲Industry HOT Sector M&A 전략 등 3개 세션으로 나눠 진행했다.
이날 첫 세션의 연사로 나선 류길주 삼일PwC 딜 부문 부대표는 "2024년 2분기 이후부터 PE 주도로 M&A 거래가 회복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풍부한 자금 여력과 유한책임투자자(LP)의 포트폴리오 엑시트 압력이 증가하면서 올해도 PE 주도로 M&A 시장이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PE의 M&A 거래금액과 건수는 각각 1조7000억달러, 1만9100건으로 전년 대비 각각 23%, 12% 증가했다. 이는 글로벌 M&A 시장 전체 성장률인 5%를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드라이파우더의 경우 지난해 역대 최대 수준인 1조600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9년(1조1000억달러)과 비교해 43% 확대된 규모다.
특히 그는 올해 사모자본 시장의 움직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사모펀드가 보유한 기업은 약 3만 여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46% 가량이 2020년부터 보유한 장기 포트폴리오에 해당한다. 통상 사모펀드 투자 기간이 4~5년임을 고려하면 투자금 회수에 대한 LP들의 압력이 증가해 PE발 매도 물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어 류 부대표는 올해 사모자본 내의 지형도 변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PE 산업 내의 플레이어들 간 M&A나 대형화, 전문화,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한 투자 분야에 대한 통합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대형 PE의 사모대출 시장 진출도 가속화할 것 같다"고 전했다.
PE들의 M&A 전략에 대한 조언도 나왔다. 두 번째 세션에서 연사를 맡은 이정훈 PE그룹장은 "이자율의 하락이 굳어지고 있는 추세에도 기업가치는 크게 떨어지고 있지 않다"며 "PE는 딜을 진행하기 위해서 높은 가격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로 업사이드가 충분한지를 면밀히 고찰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수 후 많은 변화를 줄 수 있는 카브아웃 거래에서 밸류업 기회를 파악하고 창출하는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그룹장은 "대기업의 사업부로 있을 때와 독립법인으로 운영할 때 미래 가치가 다르게 산출되기 때문에 이를 잘 살펴봐야 한다"며 "PE는 최적화 등을 통해 달성 가능한 밸류 크리에이션에 집중해야 한다"고 전했다.
류 부대표는 사모펀드의 역할 외에도 ▲비즈니스 모델 변화 필요성 증대 ▲AI가 주도하는 투자 가속화 등도 M&A 시장 회복의 근거로 꼽았다. 그는 "기업들이 비핵심 사업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AI, 바이오, 신재생에너지 등과 같은 신기술에 대한 투자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며 "AI의 확산으로 디지털 인프라에 대한 투자도 가속화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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