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한화시스템의 차입금 부담이 심해지고 있다. 지난해 부채가 1조 가량 증가한 가운데 총 차입금도 늘어난 탓에 이자비용이 증가한 탓이다. 만년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필리조선소가 올해부터 연결실적으로 잡히는 만큼 이자부담을 낮추는 데 필리조선소의 실적 개선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차입금을 제외한 부채 증가가 한화시스템에 부담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부분 계약부채로 잡혀 있어 진행 시점에 따라 시간이 지나면 전부 매출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말 기준 한화시스템의 이자비용은 167억원이었다. 2023년 한 해 동안은 총 143억원을 지급했는데, 지난해 3분기 만에 역전한 셈이다. 아직 4분기가 더해지지 않은 만큼 이자비용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한화시스템의 이자 부담이 심해진 건 부채, 특히 차입금이 늘어난 탓이다. 한화시스템 IR자료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의 지난해 말 기준 부채총계는 3조307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42% 증가한 금액이다. 구체적으로 같은 기간 유동부채가 2조6771억원 늘어난 37.2%를, 비유동부채가 66.9% 증가한 6305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차입금 증가가 이자비용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차입금은 3292억원으로 전년 대비 55.1% 늘어나 이자비용이 증가한 것이다.
문제는 이자비용이 확대된 상황에서 올해 한화시스템 전체 실적이 낙관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한화시스템만 놓고 보면 방산 부문은 중동 사업들의 매출 확대로 수익성 개선이 나타날 수 있는 데다, ICT 사업 부문도 견조한 수요로 실적 성장세가 나타난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한화시스템은 2193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전년 대비 79% 증가한 성적을 거뒀다.
다만 올해부터 필리조선소가 연결실적으로 들어오는데, 필리조선소는 ▲2021년 68억원 ▲2022년 129억원 ▲2023년 863억원 등 3년 동안 1060억원의 순손실을 낸 조선소다. 올해 필리조선소의 실적이 한화시스템 전체 실적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아울러 필리조선소의 노후화된 시설 교체와 운영자금 지원을 위해 추가 자금이 지원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즉 필리조선소의 적자 행진이 계속된다면 한화시스템의 부담이 과중될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전체 부채 증가 중 차입금을 제외하고는 한화시스템에 부담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늘어난 부채 중 대부분이 계약부채, 특히 선수금으로 잡혀있기 때문이다. 선수금은 거래처로부터 주문받은 상품, 제품을 인도하기 이전 대가를 미리 받은 금액이다.
통상 선수금은 건설, 수주, 조선업체에서 주로 나타난다. 기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이 많이 들어 돈을 미리 건네주는 것이다. 또한 선수금은 진행 과정에 따라 매출로 서서히 인식돼 향후 수익을 보장해주고 이자도 붙지 않는 항목이다. 한화시스템도 수주로 수익을 올리는 기업으로 선수금을 인식해 부채가 늘어난 것일 뿐 향후 매출로 인식될 수 있는 부채인 셈이다. 실제 한화시스템의 지난해 총 수주 잔고는 8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7.4% 증가했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계약부채가 늘어나 전체 부채가 증가하게 됐다"며 "부채에 포함된 차입금이 늘어나 이자비용도 증가했는데 현재 사업보고서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해 이자비용 규모가 어느 정도 확대될지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필리조선소는 2025년부터 매출과 영업이익이 반영될 예정인데 매출은 높아지고 영업이익은 낮아지는 상황이나 확정적으로 규모를 말하기는 힘들다"며 "추가 자금지원은 현재로서는 말하기 힘든 점 양해 부탁한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