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배지원 기자] 한국투자증권이 기업공개(IPO)를 담당하는 인력을 줄이면서 IB1본부 규모를 축소했다. IPO 시장 침체가 주요 배경으로 지목되지만 한국투자증권의 '순혈주의'를 대표하는 IB1본부의 분위기를 쇄신하는 차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IB1본부 인력 4명을 전보시켰다. 지난 정기인사에서도 전보 조치된 인력이 있었지만 현재까지 충원되지 않았다. 40~50명의 인력을 유지해 온 IB1본부에서 약 10%의 인력이 빠져나간 셈이다. 주요 IPO 인력을 타부서로 이동시키면서 한국투자증권이 커버리지 본부에 더 힘을 싣는다는 평가도 나온다.

올해 IPO 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자 IPO를 전담하는 IB1본부의 인력을 선제적으로 줄였다는 분석이다. 최근 신한투자증권도 IPO부서 3개를 2개로 축소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한국투자증권의 '순혈주의 타파'로 읽히기도 한다. IB1본부는 한국투자증권의 순혈주의 문화가 가장 여실히 드러나는 본부였다. IB1본부는 사장직을 맡았던 정일문 한국금융지주 부회장을 배출한 본부로, 외부 수혈이 잘 이뤄지지 않았고 대부분 공채 출신으로만 채워지는 본부였다. 내부에서는 공채 신입사원이 가장 가고 싶은 본부로 꼽힌다.
변화는 지난 2023년 11월 김성환 사장이 신임 대표로 자리하면서 시작됐다. 김 사장은 취임 후 IB1본부를 제외한 모든 IB본부의 수장을 교체했다. 그러다 이번 2025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방한철 상무보를 IB1본부장으로 신임했다. IB1본부는 2019년까지 배영규 전 IB그룹장이 맡다가 최근 5년간 최신호 상무가 본부장을 맡았다.
방 본부장은 미래에셋대우(구 대우증권)에서 IPO 업무를 전담해 현대로템, 제일모직 등 굵직한 딜을 수행한 이력이 있다. 2017년 한국투자증권으로 넘어왔고 지난해에는 IPO를 담당하는 기업금융2부와 기업금융3부를 지휘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커버리지에서의 경쟁력이 IPO 수임으로도 이어지기 때문에 IB그룹 전체의 역량을 강화시키기 위해 커버리지 영역에 유능한 인력을 재배치한 것"이라며 "인력 충원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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