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SK에코플랜트가 올해 만기가 집중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무에 대한 부담을 한시름 놓게 됐다. 최대 3000억원 상당의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있는 만큼 PF우발채무 현실화 시 대응할 수 있는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SK에코플랜트는 회사채 1500억원에 대한 수요예측을 진행, 모집 금액의 6배가 넘는 9880억원이 몰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트랜치(tranche)는 ▲1년물 400억원 ▲1.5년물 400억원 ▲2년물 700억원 등이다. 또 이번에 수요 예측을 통해 희망 금리 밴드로 개별 민평에서 마이너스(-)30bp~플러스(+)150bp를 가산한 수준을 제시했다. SK에코플랜트는 이 같은 수요예측 흥행에 회사채 발행액을 3000억원으로 늘리는 안을 검토 중이다.
특히 이번 회사채 발행으로 이자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에 발행 예정인 회사채 금리는 4% 초반대에 형성될 것으로 예상돼서다. 올해 1~2월 만기를 맞는 회사채는 총 3050억원이며, 이중 205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 금리가 연 5.36~6.13%였다.

최대 3000억원의 회사채를 순조롭게 발행한다면 PF우발채무를 대응할 수 있는 재무 체력이 크게 강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도급사업 중 PF보증을 약정한 금액(1조5927억원)의 약 65%가 올해 채무 만기를 맞는 만큼 적지 않은 재무 부담 압박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PF보증 만기가 도래하는 사업은 ▲대구 본리동 개발사업(2200억원) ▲김포 M93 PFV 물류센터(3221억원) ▲케이원 김포로지스 물류센터(2800억원) ▲부산 홈플러스 해운대(2150억원) 등이다. SK에코플랜트는 PF대출을 일으킬 당시 자금보충, 채무인수 등을 약정했다. 사업의 시행사가 PF대출금을 정상적으로 상환하지 못할 경우 보증을 선 SK에코플랜트에 우발채무가 전이될 수 있다.
이들 사업장은 대부분 분양경기가 심각한 지역이거나 공급과잉으로 엑시트(투자금 회수)가 어려운 물류센터 등이다.
우선 대구 본리동 개발사업은 SK에코플랜트가 본 PF대출금 2200억원에 대해 자금보충을 약정했다. 해당 사업은 대구 본리동 416번지 일원에 지하 4층~ 48층, 5개동 규모 주상복합을 짓는 프로젝트다.
해당 사업은 지난 2023년 7월 본PF로 전환했지만 1년 7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분양을 진행하지 않았다. 대부분 분양은 착공과 동시에 이뤄지는데 시행사는 대구에서 미분양 문제가 심각한 만큼 섣불리 착공에 나서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행사는 분양수익을 거둬들이지 못한 채 PF대출금의 이자비용만 감당하고 있는 상태다. 올해 7월 PF대출 만기가 도래한 만큼 시행사는 착공을 하거나 본 PF대출을 연장해야 한다. 시행사가 아직까지 수익이 없는 상태인 만큼 PF대출금을 온전히 상환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으며, 부족 자금분에 대해서는 SK에코플랜트가 자금을 투입해야 한 만큼 우발채무 리스크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김포 물류센터 2곳도 SK에코플랜트가 자금 보충을 약정한 만큼 시행사의 PF대출금 정상 상환 여부가 관건이다. 두 곳의 약정된 채무액은 6021억원 정도다. 두 곳은 모두 지난해 4분기 준공했지만 아직까지 주인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통상 물류센터 개발 사업은 주인 또는 임차인을 찾아 대금을 받은 뒤 기존에 일으켰던 PF대출금을 상환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정상 상환 여부를 확신할 수 없다. 다행히 물류센터의 경우에는 준공을 마쳤기 때문에 물류센터를 담보로 대출을 실행해 기존 PF대출을 상환하는 방안도 있기는 하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이번에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하면 이자비용 절감 등 재무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현재 PF보증을 약정한 사업장에서 우발채무액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시행사가 기존 PF대출 상환을 위한 여러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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