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구예림 기자] 글로벌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니티)가 락앤락 인수를 위해 일으킨 28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 만기가 올해 말 도래한다. 어피니티는 락앤락 인수 이후 막대한 자금을 추가로 투입하며 재무적 부담을 안아 왔다. 이 가운데 인수금융 상환까지 겹치면서 대응책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자산 매각을 가장 현실적이고 유력한 상환 방안으로 관측 중이다.
어피니티는 2017년 락앤락 지분 63.56%를 6293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2022년에는 락앤락의 지배력 확대를 위한 자진 상장폐지를 단행하며 지분 100%를 확보하기 위해 추가로 약 1150억원을 투입했다. 그 동안 락앤락에만 총 7443억원을 쓴 셈이다.
문제는 이에 그치지 않고 어피니티의 락앤락 인수금융 상환시점이 올해 말 도래한다는 점이다. 어피니티는 락앤락 인수 당시 5년 만기로 총 3750억원(한도대출 750억원 포함)의 인수금융을 조달했으며 금리는 연 4.2%였다. 2022년까지 원금기준으로 매년 약 130억원의 이자비용을 부담해온 상황이다.
이후 2022년 대주단의 동의를 받아 인수금융 만기시점을 3년 연장했다. 업계에 따르면 어피니티는 당시 락앤락 배당금으로 확보한 자금을 통해 일부 상환한 후 원금 2476억원과 한도대출 400억원을 포함해 총 2800억원 규모로 인수금융을 재구성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금리가 기존 4.2%에서 9%로 급등하면서 금융비용 부담이 크게 늘었다. 2022년부터 현재까지 적용된 금리를 기준으로 3년간 누적 이자비용은 약 700~8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그 동안 어피니티가 배당과 유상감자를 통해 락앤락으로부터 회수한 현금은 누적 1000억원(배당금 756억원, 유상감자 279억원)에 불과하다. 어피니티가 지금까지 인수·상폐 자금 및 이자비용 등으로 9000억원을 투입한 가운데 약 8000억원이 공백으로 남아 있는 셈이다.
그 가운데 올해 말 도래하는 2800억원의 인수금융 만기에 대해 어피니티는 연장 없이 직접 상환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장에서는 어피니티가 선택할 가장 현실적이고 직접적인 상환 방안으로 자산 매각을 꼽고 있다. 현금 유입을 실질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어피니티는 이미 2021년 락앤락의 아산공장과 베트남·중국 공장을 매각해 자금을 조달한 경험이 있다. 이에 수익성이 낮거나 향후 투자가치가 크지 않은 비핵심 자산을 추가로 매각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일각에선 신규 투자자를 유치하거나 차환 대출(리파이낸싱)을 통해 상환 부담을 완화하는 방법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리파이낸싱은 기존 인수금융을 차환하는 구조로 신규 금융기관이나 채권 발행을 통해 만기 구조를 재조정하는 방식이다. 그 외에 락앤락이 보유한 자산의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하거나 담보부 차입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는 자산 유동화 방식도 고려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한 관계자는 "리파이낸싱은 기존 대출의 만기를 조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금리 환경이 워낙 경색돼 조건이 까다로울 것"이라며 "결국 자산 매각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관측했다.
이에 대해 어피니티 관계자는 "올해 도래하는 인수금융을 연장할 계획은 없다"며 "구체적인 상환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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