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포스코홀딩스가 채권 회수에 골머리를 앓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채권 총액 자체는 줄었지만, 장기대여금 등에서 대손충당금을 더 많이 설정하며 회수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웠기 때문이다. 이는 포스코퓨처엠 등 자회사 지원에 나서고 있는 포스코홀딩스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포스코홀딩스의 올해 9월말 기준 채권의 대손충당금은 1조1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6.4% 증가한 금액이다. 대손충당금은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대비해 미리 설정하는 예비 비용이다. 회사의 실질 손익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손실에 대비하는 중요한 지표로 활용된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포스코홀딩스의 채권 총액이 전년 동기 대비 0.3% 줄어든 15조6716억원을 기록했음에도 대손충당금이 증가했다는 점이다. 이는 장기대여금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실제 올해 9월말 기준 포스코홀딩스의 장기대여금은 1조35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6% 증가했다. 장기대여금의 대손충당금도 같은 기간 177.3% 증가한 412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렇다 보니 대손충당금 설정률도 이 기간 1.7%포인트(4.7%→6.4%) 상승했다.
장기대여금 중 하나는 포스코홀딩스의 관계기업인 FQM 오스트레일리아 홀딩스(FQM)으로 보인다. FQM이 운영하는 호주 니켈 광산회사 레이븐소프 니켈 오퍼레이션이 전기차 수요 둔화로 적자에 빠지며 대여금을 갚지 못하게 된 상황에 처했다. 이에 포스코홀딩스는 FQM의 손상검사를 진행했고 초기 투자금 전액을 손상차손으로 인식했다. 이렇다 보니 올해 3분기 기준 FQM에게 빌려준 장기대여금 2656억 역시 전액 대손충당금으로 기록했다. 즉 포스코홀딩스가 해당 기업에서 돈을 못 받을 것이라고 판단한 셈이다. 이 외에도 장기대여금 중 대손충당금은 30.4%에 달한다.

이에 시장에서는 포스코홀딩스가 다른 장기대여금 회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도 여유 있지 않은 상황에서 포스코퓨처엠 등 자회사 지원에 나서고 있는 만큼 현금 유동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포스코홀딩스의 올해 9월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조3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4%나 줄었다.
이런 가운데 포스코홀딩스는 포스코퓨처엠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6000억원 중 5000억원을 오는 18일 매입할 예정이다. 포스코퓨처엠의 실적이 악화한 상황에서 아직 CAPEX(설비투자) 부담이 남아있다 보니 모회사에서 지원을 해주는 것이다.
포스코홀딩스의 지원 자금은 포스코가 부담한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는 올해 지주사 체제 출범 이후 첫 중간배당을 실시해 포스코홀딩스로 8880억원을 올려보냈다. 지난해는 3250억원을 배당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순수지주회사로 주요 수익은 배당금 및 브랜드사용료 등이다. 여기에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철강 해외 계열회사들의 지분을 6405억원 규모로 포스코에 넘기며 추가 현금을 마련했다. 처분 목적은 2022년 3월 물적분할의 후속 작업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포스코홀딩스가 대손충당금을 다시 환입할 수 있을지도 중요해질 전망이다. 거래한 상대가 대금을 돌려줘 회수가 가능하다면 대손충당금을 환입해 실제 손해를 줄일 수 있다.
이에 대해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장기대여금 항목은 상세하게 공개가 어렵다"며 "포스코홀딩스는 건전한 재무 상태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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