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큐캐피탈파트너스의 초록뱀미디어 인수가 마무리된 가운데 구체적인 자금조달 구조에 관심이 쏠린다. 자체 보유한 블라인드펀드로 1400억원, 나머지 자금은 인수금융을 일으켜 조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인수금융의 경우 주선사를 맡은 유안타증권이 총액 인수 후 셀다운(재매각)하는 방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큐캐피탈은 초록뱀미디어 인수자금 납입을 완료했다. 구체적으로 큐캐피탈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큐씨피미디어홀딩스유한회사가 기존 최대주주 씨티프라퍼티가 보유 중이던 초록뱀미디어의 지분 39.33%(961만6975주)를 전량 인수했다. 인수금액은 총 1800억원이다.
인수대금 1800억원 가운데 1400억원은 큐캐피탈이 자체 보유한 블라인드펀드 '2021큐씨피제15호(4067억원 규모)'를 통해 마련했다. 해당 펀드는 지난 2021년 결성했으며 그동안 ▲SK에코플랜트 ▲야나두 ▲에어스메디컬 등에 투자했다. 이번 초록뱀미디어 인수를 끝으로 '2021큐씨피제15호'의 약정액을 전부 소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유안타증권을 주선사로 총 450억원 가량의 인수금융을 일으켰다. 이 중 400억원은 인수대금으로 활용했으며 나머지 금액(50억원)은 이자비용 지불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유안타증권이 총액 인수 후 셀다운 하는 방식이다. 셀다운은 증권사들이 인수금융 등 대체자산 딜(Deal)을 따낸 뒤 투자자들에게 재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이로써 큐캐피탈은 약 반년 만에 초록뱀미디어 인수를 마무리 지었다. 지난 6월 큐캐피탈은 초록뱀미디어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어 두 달여 간의 실사를 마친 뒤 지난 8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큐캐피탈은 영화, 드라마 등 콘텐츠 분야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면서 오랜 기간 이번 딜을 준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큐캐피탈은 우선적으로 오너 리스크를 겪어왔던 초록뱀미디어의 경영 정상화 작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으로 알려진다. 그 첫 단추로 초록뱀미디어 각자대표에 김동준 큐캐피탈 부회장과 윤동현 부사장을 선임했다. 여기에 권경훈 회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합류했다. 핵심 멤버를 주축으로 당분간 회사 시스템 정비에 내공을 쏟을 것으로 관측된다.
초록뱀미디어는 1998년 설립한 드라마 제작사다. 대표 포트폴리오로는 '올인', '주몽', '추노', '나의 아저씨', '펜트하우스' 등이 있다. 현재는 드라마 제작 뿐만 아니라 매니지먼트, 유트브 콘텐츠 제작·기획, F&B 가맹 사업 등도 영위하고 있다. 외식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 티엔엔터테인먼트는 '세상의 모든 아침', '후라이드참잘하는 집' 등을 운영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간 초록뱀미디어가 오너리스크 등으로 고생을 했던 만큼 당분간은 큐캐피탈 주력 멤버를 중심으로 거버넌스 정비를 선행할 것 같다"며 "회사 시스템이 어느 정도 정비가 이뤄진 다음에 본격적으로 밸류업을 위한 확장 전략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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