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한국 사회에 44년 만에 비상 계엄령이 선포되면서 국고채 금리가 2bp(1bp=0.01%포인트)에서 최대 5bp 수준까지 오름세를 보였다. 다만 빠르게 계엄이 해제되는 등의 영향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채 선물에 순매수 흐름을 보이며 금리 상승폭을 줄여 눈길을 끌었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4.1bp 오른 연 2.6%를 기록했다. 10년물 금리는 연 2.8%로 5.2bp 상승했다. 5년물 3.4bp 오르며 연 2.6%에 거래 중이고 20년물은 연 2.7%로 2.9bp 상승했다.
눈길을 끄는 점은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한 직후인 이날 외국인 국채선물 매매는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는 점이다. 개장 직후 외국인들의 대규모 매도를 예상했던 시장의 우려와 달리 3년물과 10년물의 국채 선물은 오히려 순매수 흐름을 보이기도 해서다. 이에 중·단기물은 장 초 대비 금리 상승폭을 줄였다.
사실 계엄령 사태 후 외국인들의 국채 선물의 순매도 확대 여부는 주요한 시사점이었다. 금리 인하 속 늘어난 외국인 국채 선물 매수 포지션의 급격한 되돌림 시 금리 상승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행히 제한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채권 시장 플레이어들은 긴장감을 덜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회의 즉각적인 계엄 해제 요구와 이에 따른 계엄 해제 시행으로 비상 상황이 큰 마찰 없이 일단락됐던 영향이 시장 불안 요소를 완화시켰다"며 "금융당국도 발 빠르게 4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 안정펀드 및 회사채·CP(기업어음) 매입 프로그램 등 시장 안정 조치를 즉각 발표한 점도 국내 채권 시장 불안감을 제한했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들이 향후 순매도로 전략을 전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이번 사태로 시장 불안감이 최고조에 이른 시점에 3년물과 10년물 선물 모두 순매수를 기록한 건 이같은 시장의 걱정을 덜어줄 수 있는 근거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유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채금리는 올해 12월 FOMC의 미국 CPI 지표 발표 전까지 국고 3년 2.6%, 국고 10년 2.75% 부근에서 약보합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금융시장 전반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도 관찰되고 있는 모양새다. 한국의 대외 신인도를 나타내는 CDS 프리미엄도 계엄령 직후 2bp 정도 반등했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등 글로벌 신용평가사 역시 비상계엄 사태가 한국 신용등급에는 영향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국 CDS프리미엄이 안정세를 유지한다는 건 외국인 시각에서 한국의 소버린(Sovereign)위험을 높게 보고 있지 않음을 방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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