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LG유플러스가 지난해 선보인 기업간거래(B2B) 메타버스 서비스 '메타슬랩'의 정식 출시가 1년 넘게 지연되며 난항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메타버스 열기가 식고, 산업이 인공지능(AI)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하면서 사업화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가 지난해 6월 첫선을 보인 B2B 상품 메타슬랩의 출시가 1년 넘게 지연되고 있다. 올해 남은 기간이 한 달 정도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내 출시도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다.
메타슬랩은 LG유플러스가 유니티코리아와 협력해 개발 중인 직장인 특화 가상 오피스 서비스다. 기존 2D 방식의 협업 툴과 달리, 3D로 구성된 가상 공간에서 회의와 자료 공유 등 양방향 소통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3분기 상용화를 목표로, 10인 이상의 기업 20여 곳을 대상으로 메타슬랩 체험단도 운영했다. 메타슬랩을 처음 공개했을 당시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확산과 메타버스 열풍이 맞물려 시장에서 높은 관심을 끌었다.
이후 메타슬랩은 패션 메타버스 분야로도 확장을 시도했다. 지난해 7월 LG유플러스는 에이션패션과 지이모션과 함께 패션 메타버스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메타슬랩 기반 패션 메타버스 시장 가능성 검증을 시작했다.
이들 3사는 국내 시장의 높은 잠재력을 바탕으로, 메타버스 내 아바타를 위한 의상 및 아이템 제작과 패션 의류 팝업 스토어 운영을 계획했다. 더불어 메타버스와 온라인 간 연계 커머스 기획, 현실 및 가상 공간을 결합한 사업 기회 발굴 등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현재 메타슬랩의 공식 홈페이지는 닫힌 상태다. 코로나19 엔데믹 선언 이후 메타버스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급격히 줄어든 반면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면서 메타슬랩의 사업화가 잠정 중단된 것으로 해석된다.
B2B용 메타버스 사업에서 철수한 기업은 LG유플러스만이 아니다. KT도 올해 4월 '메타라운지'를 출시한 지 1년 반 만에 서비스 운영을 중단했다. 메타버스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고객사 확보가 어려워졌고, 결국 수익성이 낮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LG유플러스는 최근 'AX(AI 전환) 컴퍼니'를 선언한 데 이어 '그로스 리딩 AX 컴퍼니(AI 전환으로 고객 성장을 이끄는 회사)'라는 새 슬로건을 내놓는 등 AA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이달에는 시장에 AI 통화비서인 '익시오'를 내놓기도 했다.
LG유플러스가 이달 22일 공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따르면, 회사는 전 사업 영역에 AI를 도입해 생산성을 높이고, 원가 구조 개선과 자원 배분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사내에도 AI를 적용해 업무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등 AI 중심의 사업 전략을 강화하는 추세다.
최근 LG유플러스의 새로운 수장으로 홍범식 LG 경영전략부문장(사장)이 내정되면서, AX 사업 확대를 위한 조직 개편도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회사가 AI와 AX 사업을 수행할 전담 부서를 신설하거나 조직 구조를 재편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메타슬랩은 베타 버전 상태에서 수집된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기술 고도화를 진행하고 있다"라며 "관련한 개발 협력은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