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구예림 기자] 한화갤러리아가 올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음료회사 퓨어플러스를 품에 안았다. 퓨어플러스가 보유한 음료 생산설비와 개발역량을 통해 즉각적인 현금을 창출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에서다. 하지만 퓨어플러스의 저조한 영업활동현금흐름과 재고자산 부담을 고려했을 때 한화갤러리아의 실질적인 현금창구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물음표가 달리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 9월 음료제조업체 '퓨어플러스'를 142억원에 인수했다. 지속적으로 성장 중인 비주류 음료시장 진입의 초석을 다지고 즉각적인 실탄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한화갤러리아는 올해 상반기부터 인수 협상을 진행했지만 9월 계약을 마무리 지을 정도로 신중하게 퓨어플러스 인수를 타진했다.
한화갤러리아가 숙고하며 인수한 퓨어플러스는 2001년 설립돼 현재까지 20년이 넘는 긴 업력을 지닌 만큼 음료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회사다. 특히 경상남도 함양군 소재의 1만2000평 건물과 6000여평의 자체공장을 소유하고 있어 국내 제약사와 식품사, 편의점, 양판점, 국내음료대리점 뿐만 아니라 해외 60여개국에 알로에음료 등 비알콜 음료를 수출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음료 산업의 생태계를 학습해 즉각적인 현금 창출을 기대하고자 퓨어플러스를 인수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퓨어플러스의 현금창출력이 좋지 않다는 점에 물음표가 달리고 있다. 실제 한화갤러리아가 퓨어플러스를 인수하기 직전인 지난해 퓨어플러스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840만원에 그쳤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기업이 주된 영업활동을 통해 현금을 얼마나 벌어들이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현금창출력 지표다.
이에 더해 퓨어플러스의 재고자산 부담도 차후 영업활동현금흐름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풀이된다. 재고는 이미 현금을 사용해 생산된 자산으로 이 재고가 팔리지 않고 쌓이면 기업은 판매를 통해 현금을 회수하지 못하게 된다.
특히 퓨어플러스의 경우 음료제품 특성상 유통기한이 있어 재고가 오래 쌓이면 폐기될 가능성이 크고, 해외 수출 비중이 절반에 달하는 만큼 재고가 팔리는 속도가 느려지거나 운송 지연이 발생하면 문제가 더욱 커질 수 있다.
이는 퓨어플러스의 현금창출에 추가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해 퓨어플러스의 연 매출은 410억원 수준인데 재고자산은 66억원으로 16.1%에 달한다. 올해 인수 이후인 9월 말 기준 퓨어플러스의 재고자산은 73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10.6% 더 늘어났다.
시장 한 관계자는 "음료산업에서는 신선도와 유통기한이 있는 제품 특성상 일반적으로 재고 비중이 높으면 유통 리스크가 커질 있기 때문에 재고회전이 중요하다"며 "특히 퓨어플러스는 해외 수출을 주로 하고 있어 운송과 물류의 특성상 일정 수준 이상의 재고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가능성이 있지만 영업활동현금흐름이 1800만원 수준이라면 매출 규모와 재고자산 대비 현금창출력이 매우 낮은 상태다"고 평가했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이에 대해 "퓨어플러스 매출 대비 재고 자산 비중은 동업계 유사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다"며 "매출 비중의 절반이 수출이기 때문에 향후 해외 영업·관리를 더욱 강화해 현금창출력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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