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IMM인베스트먼트의 인프라10호 펀드 클로징 시점이 내년으로 미뤄질 것이란 전망이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관심을 모은 조 단위 펀드지만 유관부서가 에코비트의 경영권 인수에 몰두하는 등 펀드레이징에 집중할 시간이 부족했다. 시장의 동향을 고려했을 때 내년 펀딩이 올해보다 수월할 것이란 기대감도 펀드 결성 시점이 늦어지는 이유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IMM인베스트먼트가 최대 1조3000억원 규모로 결성을 추진 중인 'IMM인프라10호' 펀드의 목표 결성시점은 9월이었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인프라 9호(6800억원)의 2배에 육박하는 펀딩을 준비하며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조 단위 매물인 에코비트의 경영권 인수전에 IMM인베스트먼트가 지난 4월 IMM PE와 컨소시엄으로 참여하며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일각에선 인프라10호를 제때 결성할 경우 이를 에코비트 인수전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도 했다. 기대와 달리 올해 최고액을 기록 중인 '빅딜'과 대형 펀드의 결성을 병행하기엔 시간적 여유가 부족했다.
인프라10호는 김병헌 인프라투자본부장이 처음으로 대표펀드매니저를 맡았다. 김 본부장은 대표펀드매니저를 맡기 전에도 준수한 운용성과를 기록해왔다. 그럼에도 펀딩이 어려워진 시장 분위기와 맞물려 LP 물색에 적잖이 고전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김 본부장은 IMM인베스트먼트가 2017년 인수한 환경폐기물 기업 EMK를 5년 뒤인 2022년 원금 대비 약 1.65배 수준으로 회수하는데 기여했다. 2016년엔 수처리 사업에 집중하던 코오롱워터에너지의 경영권을 인수해 6개 폐기물 업체를 볼트온한 이후 종합환경기업 EMC로 변모시켰다. EMC는 2020년 SK에코플랜트에 매각되며 원금 대비 약 20배에 달하는 수익을 회사에 안겨줬다.
업계 관계자는 "김 본부장의 포트폴리오 운용성과는 업계에서 준수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에코비트 인수가 맞물려 펀드레이징에 어려움이 많았을 것"이라며 "잔금 지급을 마무리하면 펀딩 업무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등 주요국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최근 소폭 인하한 것은 내년으로 밀린 펀딩 일정이 오히려 호재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는 지난 9월과 이번 달 2회 연속 금리를 인하했고 한국은행 역시 지난달 기준금리를 3.5%에서 3.2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IMM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에코비트는 2조원이 넘는 올해 최대 규모의 M&A로 금액으로 봤을 때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했던 거래"라며 "내년 이후 시장의 유동성이 보다 개선되면 수월한 펀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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