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제지 브랜드 '밀크(Miilk)'·'실크(siilk)' 운영사 한국제지 영업활동현금흐름이 1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생산공장 시설 개·보수에 대비해 물량 비축에 나선 결과 재고자산이 불어난 여파로 풀이된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별도 재무제표 기준 한국제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13억원으로 1년 만에 음수전환했다. 2023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018억원이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 유출입을 나타내 기업의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통한다.
영업활동현금흐름 마이너스 전환에는 불어난 재고자산이 주 원인으로 작용했다. 같은 기간 한국제지 현금흐름표 항목 내 재고자산 증가로 인한 현금 유출규모는 386억원을 기록했다. 실제 2024년 한국제지 재고자산 규모는 15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늘었다.
한국제지의 재고자산 증가폭은 경쟁사 대비 비교적 큰 편이다. 2024년 제지업계 1위기업 한솔제지와 2위를 달리고 있는 무림페이퍼의 별도 재고자산 증가율은 각각 9%, 1%로 집계됐다. 연결 재고자산 증가율은 한솔제지가 17%, 무림페이퍼는 7%다. 한국제지의 경우 별도·연결 재고자산 규모가 동일하다.
한국제지는 지난 4분기 시설 보완 일환으로 공장 가동 중단에 앞서 재고를 미리 쌓아뒀던 점이 현금흐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지난해 한국제지 투자활동현금흐름은 -253억원로 음수를 나타냈는데 유형자산 취득에 따른 지출액이 2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1% 뛰었다. 통상 투자활동현금이 마이너스면 기업이 생산 시설을 확충하거나 신규 지분 취득과 같은 투자 활동을 늘렸다고 해석한다.
특히 한국제지가 합병 출범 초기 단계에 놓여있는 만큼 제반 시설 정비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지난해 한국제지의 기계장치 취득규모는 164억원으로 1년 전보다 8배 가까이 늘었다.
통합 출범 후 첫 해를 맞은 지난해 경영실적은 선방한 양상이다. 2024년 한국제지 연간 매출액은 79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193억원)은 43%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2%다.
올해는 고환율과 미국 트럼프발 관세 리스크 등 대외 요인들이 실적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제지가 전체 매출의 약 30%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어서다. 한국제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미국 관세 인상처럼 대외 불확실성이 커져 상황을 지켜보며 매츨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등 조치를 취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시적인 인벤토리(재고) 영향은 해소됐고 현재 정상적으로 영업활동도 진행돼 영업활동현금흐름은 플러스로 전환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국제지는 1958년 깨끗한나라 창업주인 최화식 회장과 단사천 전 해성그룹 회장이 공동 설립한 기업이다. 1971년 상장한 뒤 2020년 7월 해성산업에 흡수합병돼 상장 폐지됐다 같은 해 11월 해성산업 제지사업부에서 한국제지로 다시 물적분할됐다. 이후 2023년 8월 해성산업 자회사였던 백판지 제조사 세하가 한국제지를 흡수합병해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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