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코스닥 상장사 '일월지엠엘(옛 유테크)'이 거래 재개 이후 새판짜기에 나선 모양새다. 주력 사업이었던 전자부품을 정리하는 한편, 식품 관련 사업을 사업목적에 새로 추가했다. 이미 유통 시장에 활로를 개척해 둔 만큼 향후 음·식료품 유통 사업을 통한 수익성 개선 작업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일월지엠엘은 최근 베트남 자회사 유테크비나를 코스닥 상장사 '아이엠티'에 양도하기로 결정했다. 매매대금은 49억원으로, 이달 9일 계약금(5억원)을 수취했다. 이달 23일 중도금 지급 이후 사업자등록이 마무리되면 잔금을 지급받을 예정이다.
유테크비나는 휴대폰 부품 등을 제조하던 전자부품 제조사다. 해당 자회사를 매각한다는 건 전자제품 제조 사업을 내려놓겠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아이엠티는 반도체 장비회사로 베트남의 반도체 산업 투자 확대에 대응해 해외 생산 기지의 선제적 확보 목적으로 지분 취득을 결정했다.
앞서 일월지엠엘은 2021사업연도 감사보고서에 대해 외부감사인으로부터 감사의견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이후 올해 1월 거래가 재개되기 전까지 수익성 개선에 만전을 기해왔다. 이번 지분 매각도 재무건전성 및 현금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다.
일월지엠엘의 지난해 말 연결기준 매출액은 455억원이다. 이중 정밀사출부문 매출액은 6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유테크비나 매출액은 62억원으로, 사실상 전자제품부문에서의 매출은 유테크비나에서만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유테크비나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2021년 19억원이던 유테크비나의 순이익은 2022년 9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말 기준 순이익은 4억원에 불과하다.
수익성 악화는 경쟁 심화 여파 탓이다. 휴대폰 부품 사업은 경쟁 심화로 인해 단가 인하 문제가 뒤따랐다. 이에 일월지엠엘은 신규 기능을 추가해 평균 단가를 올리거나 원가 절감에 집중하는 선택을 내렸다. 그러나 계속된 경쟁에 수익성이 좀처럼 궤도에 오르지 못하면서 결국 해당 사업 부문에서 손을 떼려는 것으로 보인다.
일월지엠엘은 또 다른 주력사업이던 도광판(LGP)과 해외패션·기타잡화 유통 사업도 중단한 상태다. 패션사업의 경우 중단 이후 위탁사와 위탁계약을 체결, 남은 재고를 소진 중이다. 최근에는 정밀사출 영업을 담당하던 평택사업장도 폐업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평택사업장 관련 손익은 중단영업으로 표시된 상태다. 전자부품 제조를 담당하던 인원도 2023년 말 21명에서 2024년 말 5명으로 줄어든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유테크비나 매각 이후 신규 사업에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월지엠엘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신규 사업 목적을 신설했다. 추가된 사업목적은 음·식료품 수입, 가공 및 도소매업과 식품 가공, 판매 및 수출입업이다.
이미 유통 시장에 활로를 개척해 뒀다는 점에서 음·식료품 유통 사업에 나서기 큰 부담이 없는 상황이다. 앞서 일월지엠엘의 2023년 최대주주인 일월로부터 전기·온수매트 사업 부문을 매입해 유통판매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현재 유통판매 채널 확장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신사업을 위한 실탄도 충분하다. 지난해 말 별도기준 일월지엠엘의 현금성자산은 69억원이다. 이 기간 75억원의 순이익을 냈다는 점과 유테크비나 매각을 통해 49억원을 현금을 쥐게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현금성자산 규모가 2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제품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뗄 경우 매출원가와 판관비의 개선도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딜사이트는 신규사업 계획 등을 묻기 위해 일월지엠엘 측에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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