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다은 기자]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야놀자가 올해는 '옥의 티'인 당기순손실 고리를 끊어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몇년간 당기순손실의 원인이던 야놀자클라우드가 안정적인 성장세로 돌아섬과 함께 외부리스크도 마무리 된 덕이다. 다만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는 클라우드에 비해 컨슈머 플랫폼 사업의 성장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나스닥 입성을 준비 중인 야놀자는 10조원 상당의 기업가치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래 가치(Revenue Growth를 우선시하는 나스닥 시장에서 야놀자가 원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컨슈머 플랫폼의 매출성장률을 높여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야놀자는 하나의 플랫폼에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는 '온리원' 전략에 주력, 기존 사업 간의 시너지로 플랫폼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야놀자는 지난해 실적으로 매출 9245억원, 영업이익 49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22%, 영업이익은 무려 1782% 증가한 값이다. 또한 회사는 글로벌통합거래액(Aggregate TTV) 27조원을 달성하기도 했는데, 전년도 보다 186% 늘었다. 조정 상각전영업이익(EBITDA)로는 같은 기간 68% 증가한 1147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당기순이익의 경우 3년째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야놀자는 ▲2022년 1209억원 ▲2023년 404억원 ▲2024년 266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024년의 경우 ㈜놀유니버스에서만 2209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2023년까지는 야놀자클라우드의 초기 정착 과정에서 발생한 영업손실이, 2024년에는 큐텐으로부터 지급받지 못한 1800억원가량의 미수금이 영향을 줬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또한 영업비용도 매출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야놀자는 영업비용으로 매출의 94.7%인 8754억원을 지출했다. 야놀자 관계자는 "사업 매출과 현금창출 능력이 성장하고 있음에도 영업외적인 부분도 당기순이익에 반영되다보니 생긴 일"이라며 "영업비용의 경우 글로벌 확장에 따른 마케팅 등 비용과 다수 해외오피스를 보유한 데 따른 법인세도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야놀자가 업계에 영업이익과 조정 EBITDA를 강조하는 게 이러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업계는 야놀자의 기업공개(IPO)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야놀자가 나스닥(NASDAQ) 상장을 준비하고 있으며, 약 70억~90억달러(약 10조~13조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희망하고 있다는 것이 정론이다. 야놀자 측은 IPO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지난 2일 열린 야놀자 창립 20주년 행사에서도 이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는 "열심히 하겠다"는 말을, 김종윤 야놀자클라우드 사업대표는 "한국, 뉴욕, 런던 등 여러 시장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으며, 우리는 글로벌 수준의 인지도를 원한다"고 짧게 답했다.
2021년 나스닥 시장에 진출한 쿠팡은 '빠른 매출 성장률'이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나스닥은 성장 기업의 미래 가치(Revenue Growth)를 중요하게 평가하는 측면이 있다. 실제로 쿠팡은 2021년 상장 이전까지 누적 적자가 4조6700억원일 정도로 지속적인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나 2017~2021년 쿠팡의 매출은 2조6846억원→4조3546억원→7조1530억원→13조9236억원→20조8813억원으로, 연평균 약 67% 성장세를 보였다. 쿠팡은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의 약 30억달러(당시 약 3조원) 투자 유치로 상장 전부터 기업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그 결과 쿠팡은 나스닥 상장 후 약 84억달러(약 10조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야놀자의 경우 클라우드 사업의 가파른 성장세가 돋보인다. 야놀자클라우드의 매출은 야놀자의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사업에 해당된다. 최근 3년간 야놀자 엔터프라이즈 솔루션의 매출은 1234억원→1803억원→2926억원으로, 연평균 약 54%의 매출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매출 비중도 20.7%→23.7%→31.7%로 늘었다.
반면 기존 주력 사업이던 컨슈머 플랫폼(놀유니버스)의 성장세는 둔화된 모습이다. 같은 기간 컨슈머 플랫폼의 매출은 5041억원→6326억원→6712억원이다. 엔터프라이즈 솔루션에 비해 높은 매출을 유지하고 있으나 15.4%의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며 매출 비중이 축소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놀유니버스는 지난해 12월 출범 당시 단독 법인으로는 상장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포함한 것으로 전해진다. 야놀자는 상장 형태에 대해서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별도 분리돼 있는 클라우드 혹은 놀유니버스의 상장도 거론된다. 다만 중복상장 논란 가능성이 있고, 무엇보다 단일 법인으로는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야놀자도 2021년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17억달러(약 2조3000억원)를 투자받으며 8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다. 나스닥 시장에 10조원의 미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느슨해진 컨슈머 플랫폼 사업에도 긴장감을 줘야 하는 셈이다.
이에 야놀자는 컨슈머 플랫폼 속 여러 사업들 간의 시너지로 수익성 강화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야놀자가 국내외에서 진행하는 ▲숙박 ▲외식 ▲티켓 ▲광고 등 다양한 서비스를 야놀자의 플랫폼 안에서 한번에 이어지게 하는 '온리원' 전략에 집중할 계획이다.
야놀자 관계자는 "전에는 각 사업의 경쟁력을 높여 1등을 노렸다면, 이제는 잘하고 있는 사업들 간의 시너지를 어떻게 낼 것이냐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며 "하나의 서비스를 또 다른 서비스와 연계하는 일종의 '패키지화'한 온리원 전략으로 정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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