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포스코홀딩스가 해외 법인의 수장들을 줄줄이 교체했다. 철강 시황 부진 속에 인적 쇄신을 통한 분위기 반전을 노리는 모습이다. 하지만 올해도 업황 회복 지연과 신사업 투자 확대로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새롭게 선임된 해외 법인장들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질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초 중국, 일본, 아르헨티나 현지 법인장을 교체하며 분위기 일신에 나섰다. 이달 공시한 포스코홀딩스 사업보고서를 보면 임원 신규 선임 명단에 ▲김용수 포스코차이나(POSCO China) 대표법인장 ▲박현 포스코아르헨티나(POSCO Argentina S.A.U) 법인장 ▲신형구 포스코재팬(POSCO JAPAN) 대표법인장이 이름을 올렸다.
김용수 법인장은 포스코홀딩스의 중국 사업을 총괄하는 중국 지주사 'POSCO-China Holding'의 법인장이다. 이 법인은 2003년 중국 수도 베이징에 설립됐다.
박현 법인장은 포스코홀딩스의 아르헨티나 염수리튬 상용화 공장 건설을 주도하며 현지 사업을 챙긴다. 지난해 10월 아르헨티나 살타주 구에메스시에서 1단계 염수리튬 공장을 준공했다. 이 곳에선 연 2만5000톤의 염수리튬 생산이 가능하다. 이는 전기차 60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양으로 남미 전체를 통틀어 단일 기업 기준으로 최대 규모다. 게다가 아르헨티나 법인은 올해 하반기 준공 목표로 2만5000톤 규모 염수리튬 2단계 상공정도 건설 중이다.
신형구 일본대표 법인장은 지난해 태국 법인장을 역임한 후 올해부터 포스코재팬 법인장으로 이동한 인물이다. 포스코그룹은 1970년 동경연락사무소를 시작으로 1988년 오사카 판매법인을 설립한 후 2004년 동경지점과 오사카 법인을 통합해 현재의 일본 법인이 탄생했다.
전 세계적인 철강 시황 악화로 해외 법인도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만큼 새롭게 취임한 해외 법인장들은 수익성 개선뿐 아니라 신규 사업을 궤도에 올려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실제 포스코차이나는 지난해 당기순손실 179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순손실 223억원에서 적자 폭을 개선했지만 오랜 기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21년 순손실을 5억원까지 줄였으나 이듬에 345억원으로 확대된 후 세자릿수 억원대의 적자를 기록 중이다.
아르헨티나 법인은 투자 부담으로 적자 폭이 커진 상황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염수리튬 공장 건설을 위해 아르헨티나 생산법인 유상증자 참여 방식으로 3605억원을 지원한 바 있다. 이 가운데 순손실은 2023년 738억원에서 지난해 1286억원으로 늘었다. 포스코재팬의 경우 적자를 피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순이익은 37억원에서 30억원으로 19.4% 감소했다.
이외에도 지난해 인도네시아 법인인 크라카타우포스코(PT. KRAKATAU POSCO)의 영업이익은 170억원으로 전년 대비 92.7%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2023년 658억원에서 지난해는 1687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됐다. 크라카타우포스코는 해외법인 중 두 번째로 큰 매출 규모를 자랑하는 곳이다. 지난해 포스코홀딩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재무정보가 공개된 37개 해외법인 중 14개 법인이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38개 중 13개)보다 악화된 수치다. 해외법인 전체 매출액은 29조9195억원으로 전년 29조5811억원 대비 소폭 증가했으나, 당기순손실 110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순이익 438억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상황이 이러니 지난해 3월 취임한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최근 주요 해외 법인의 수장을 교체하며 체질개선의 범위를 국내 사업장을 넘어 해외법인까지 확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말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포항, 광양제철소 주요 임원들이 대거 교체됐다. 포항제철소는 ▲HSE(건강·안전·환경) ▲행정 ▲선강 ▲압연 ▲설비 부문 등이 새로운 부소장을 임명했다. 광양제철소는 ▲행정 ▲압연 ▲설비 ▲공정품질 ▲선강 ▲전기로사업추진반장 등이 신규 선임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기존 중국, 아르헨티나, 일본 법인장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새롭게 현지 법인장을 선임한 것으로 특별한 배경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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