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노연경 기자] 온라인 명품 플랫폼 머스트잇이 사실상 매각을 전제로 한 지분투자 유치에 나섰다. 외부자금 조달이 끊기며 존폐 위기에 놓이자 경영권 이양까지 포함한 투자 유치가 불가피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최근 명품 플랫폼에 대한 매력도가 현저히 떨어진 가운데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 중이다.
3일 벤처투자 및 플랫폼업계에 따르면 머스트잇은 최근 주관사를 선정하고 지분 투자자를 물색하고 있다. 일부 플랫폼사에는 경영권까지 넘기는 인수 제안을 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온라인 명품 플랫폼 업계에 드리운 그림자와 무관치 않다. 최근 업계는 매출 위축과 함께 자본시장 투자금까지 끊기면서 존폐 위기를 겪고 있다. 앞서 업계 1위였던 발란은 판매자에게 정산해 줄 돈이 부족해 법정관리에 들어가기도 했다. 머스트잇은 외부 차입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타 플랫폼과 다르다고 강조하지만 근본적으로 직면한 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다.
실제 머스트잇의 매출은 2022년 331억원까지 확대됐지만 이듬해인 2023년 250억원으로 불과 1년 만에 24.5% 쪼그라들었다. 영업이익도 2021년부터 줄곧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 동안 쌓은 누적 적자만 25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창출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영업활동현금흐름 역시 2021년 마이너스(-)90억원, 2022년 -230억원, 2023년 -71억원을 기록하며 3년 연속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했다.
반면 외부투자금은 2022년 이후 끊긴 상황이다. 머스트잇은 2020년 시리즈A 투자 유치를 성공한 데 이어 매년 라운드 투자에 성공했지만 2022년 9월 CJ온스타일로부터 200억원을 투자 받은 뒤로는 후속투자를 받지 못했다.
이에 머스트잇은 기업 생존을 위해 과감한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최근 동종업계인 발란이 판매자 정산금 미지급 이후 기업회생에 들어가면서 온라인 명품 플랫폼에 대한 신뢰도는 바닥까지 떨어졌다. 결국 경영권을 넘기는 지분 매각이 아니면 투자자 유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시장 관측이다.
한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머스트잇이 매각을 전제로 한 지분투자 유치를 위해 몇몇 기업들과 물밑 접촉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온라인 명품 플랫폼의 매력이 떨어진 상황이라 이전과 같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머스트잇 관계자는 이에 대해 "최근 주관사를 선정을 하고 유의미한 지분투자를 전제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일부 대형 플랫폼으로부터 지분 인수 가능성에 대한 문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매각과 관련해서는 우선 논의된 것은 없고 본질은 전략적 투자 유치에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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