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최령 기자] 에스티큐브가 800억원을 웃도는 대규모 유상증자(유증)에 나섰다. 에스티큐브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올해 관리종목 지정을 해소함과 동시에 연구개발(R&D)를 위한 실탄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번 유증에서 700억원에 육박하는 금액이 일반공모로 이뤄지기 때문에 성공적인 청약이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에스티큐브는 지난달 2건의 유증를 공시하고 총 886억원을 조달한다고 밝혔다. 관계사 에스티큐브앤컴퍼니를 대상으로 13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증을 실시하고 주주우선공모 방식으로 756억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이었다.
다만 최근 주가 하락이 이어지며 주주우선공모의 규모는 줄어들었다. 보통주 1850만주를 주당 4690원에 발행할 예정이었지만 주당 3695원으로 최종 발행가액이 조정됐다. 이에 기존 대비 73억원이 줄어든 68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게 됐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내달 11일로 확정됐다.
에스티큐브는 앞서 지난달 말 13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증를 우선적으로 단행하며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대상자는 에스티큐브앤컴퍼니로 에스티큐브의 관계사다. 에스티큐브앤컴퍼니는 에스티사이언스가 100% 지분을 들고 있다. 그리고 창업주인 정 대표가 에스티사이언스 지분 100%를 보유하면서 '정 대표→에스티사이언스→에스티큐브앤컴퍼니→에스티큐브'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새로 짜여졌다.
유증 이전에는 에스티큐브 지분을 바이오메디칼홀딩스가 2.42%, 에스티사이언스가 0.1% 등을 가지며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이 4.29%에 그쳤다. 하지만 3자배정 유증으로 에스티사이언스가 5.6%의 지분을 확보하게 되면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9.65%로 대폭 확대됐다.
에스티큐브는 현재 주주우선공모 방식으로 또 한번의 유증을 추진 중이다. 이번 유증에는 관계사인 바이오메디칼홀딩스와 에스티사이언스가 참여할 예정이다. 이들의 지분율을 고려하면 바이오메디칼홀딩스가 16억원, 에스티사이언스는 6778만원을 각각 투입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에스티큐브앤컴퍼니의 지분은 4.07%로 감소하지만 여전히 최대주주 지위는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일반공모로 조달하게 되는 자금의 규모다. 에스티큐브는 90.35%가 일반주주이기 때문에 이번 유증에서 683억원을 일반공모로 조달할 예정이다. 따라서 일반 청약의 성공 여부가 에스티큐브의 자금 조달에 가장 큰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번 유증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관리종목 탈피도 가능하다. 에스티큐브는 지난해 연결기준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이 244억원으로 법차손 비율 69%를 기록하며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코스닥시장 상장 규정에 따르면 자기자본 대비 법차손 비율이 최근 3년간 2회 이상 50%를 초과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에스티큐브는 현재 430억원 이상의 자본 확충이 이뤄지면 법차손 비율을 50% 이하로 떨어뜨릴 수 있다. 관리종목 지정을 연내 해소해야 하는 에스티큐브는 이번 유증으로 자금을 확보해 관리종목에서 벗어난다는 계획이다.
에스티큐브는 이번 유증으로 면역항암제 '넬마스토바트'의 임상시험 자금도 확보할 예정이다. 넬마스토바트는 소세포폐암 적응증으로 2상 임상시험에 진입한 상태다. 여기에 현재 대장암을 적응증으로 회사 주도 임상(SIT)도 준비하고 있다.
에스티큐브는 매년 매출 규모를 뛰어넘는 연구개발비를 투입해왔다. 실제 회사의 연구개발비는 2021년 88억원, 2022년 71억원, 2023년 159억원, 올 3분기 101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이번 자금 조달이 성공적으로 완료된다면 안정적인 임상시험 진행을 위한 기반 역시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에스티큐브 관계자는 "이번 유증에서 기존 최대주주 및 임원들도 청약에 100% 참여하며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이번 유증으로 관리종목에서 벗어나고 안정적인 연구개발 및 임상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장기적인 기업가치 상승을 이룰 수 있도록 최대주주 지분 확대를 통한 지배구조 개선과 임상 연구개발 역량 강화, 넬마스토바트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 등 모든 방안을 동시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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