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규희 기자] 미래에셋벤처투자가 올 연말 블라인드펀드 클로징에 나선다. 지난 2022년 이후 2년 만에 국내 기관투자자(LP) 출자사업에 복귀하면서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특히 이번 펀드레이징은 미래에셋벤처에 남다른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보건복지부 'K-바이오‧백신펀드' 위탁운용사(GP) 지위 반납으로 평판 리스크에 직면했지만 인공지능(AI)에 특화된 하우스라는 강점을 내세우는 등 나름의 노력으로 시장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분석이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오는 12월 블라인드펀드 모집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펀딩 규모는 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블라인드펀드 결성은 미래에셋벤처투자 내부적으로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평판 리스크를 극복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난 2022년 보건복지부의 'K-바이오‧백신펀드' 출자사업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복지부는 세계적 수준의 혁신 신약 개발 성공 사례를 만들고 백신 자주권을 확보하기 위해 펀드를 조성했다. 복지부가 1000억원을, KDB산업은행(산은), 한국수출입은행(수은), IBK기업은행(기은) 등 국책은행이 1000억원을 출자해 5000억원 규모의 자펀드를 만들고자 했다.
미래에셋캐피탈과 함께 Co-GP로 선정된 미래에셋벤처투자는 25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야 했지만 지난해 6월 GP 자격을 자진 반납했다. 국내 신약 바이오 시장 위축을 우려한 민간 LP들이 자금줄을 꽉 죄면서 돈맥경화가 발생한 것이다.
그 여파로 미래에셋벤처투자는 1년간 정부 주도 출자사업에 참여하지 못하는 제재를 받았다. 산은, 수은, 기은 등 정책금융기관이 GP 반납의 책임을 물어 출자에 제한을 걸었다. 사실상 펀드레이징 중단 선고나 마찬가지였다.
이에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지난해 연말을 목표로 준비 중이던 블라인드펀드 결성에 차질을 빚은 것은 물론 올해 상반기까지 자금 모집에 어려움을 겪었다. 반년 농사를 망친 만큼 하우스 안팎에서는 올 하반기에도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지난 9월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산은의 'AI 코리아펀드' GP로 선정되면서 펀드레이징에 물꼬를 튼 것이다.
AI에 강점을 가진 하우스라는 점을 내세우는 등 구체화된 전략이 평판 리스크를 불식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바이오 전담 부서를 제외하면 대다수의 투자 본부가 신사업 투자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AI 생태계 관련 포트폴리오사에 집행한 누적 투자액만 올해 초 기준 2000억원에 달한다.
IB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벤처투자가 산은 출자사업을 따내면서 연말 펀드 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올 연말 블라인드펀드 최종 클로징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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