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가 투자와 육성에 초점을 맞춘 패스파인더(길잡이)로 도약한다. 그간 스타트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역할을 해왔다면 이제는 스타트업 성장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조직으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디캠프는 기존 3억원에 그쳤던 기업 당 직접 투자도 팔로우온(후속투자)을 포함해 최대 15억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디캠프는 서울 마포 프론트원에서 '디캠프 2.0 비전 선포식'을 8일 개최했다. 그간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활성화하는 역할을 담당했다면 이제는 스타트업의 동반자로서 적극적인 역할에 나서겠다는 게 골자다. 이날 행사에는 박영훈 디캠프 대표, 김보미 사업실장 등이 참여했다.
박 대표는 "지난 10여년간 디캠프는 우리나라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활성화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다만 생태계가 충분히 성장한 지금 디캠프의 역할이 바뀌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디캠프의 새로운 중장기 비전의 골자는 패스파인더로 이제는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는데 조금 더 적극적인 역할로 자리매김 할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우선 디캠프는 재단의 핵심 프로그램인 '디데이'를 내년부터 스타트업 투자와 육성에 초점을 맞춘 '디캠프 배치' 프로그램으로 업그레이드 한다. 디데이가 매달 지원 대상 스타트업을 선발해 최대한 많은 스타트업에 기회를 주는 마중물 역할을 해왔다면 '디캠프 배치'는 디캠프의 육성 역량과 지원 인프라를 제공해 스타트업의 직접적인 성장을 돕는 방식이다.
구체적으로 배치 프로그램에 선발된 기업에 대해 디캠프는 초기 투자로 최대 5억원, 팔로우온까지 포함해 최대 15억원을 직접 투자한다. 여기에 기업별 전담 멘토를 배정해 사업화 목표를 설정하는 등 맞춤형 엑셀러레이팅도 제공한다. 발굴과 투자는 벤처캐피탈(VC)과 협력해 진행할 계획으로 내년 1분기 디캠프 배치는 크릿벤처스, 캡스톤파트너스, 더벤처스 등이 참여한다.
디캠프는 엑셀러레이터(AC)와 VC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프리A 단계의 스타트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배치 기업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후속 지원에 역량을 쏟기 위해서다. 이에 배치 프로그램의 대상 역시 기업가치(밸류에이션) 150억원 내외의 스타트업으로 제한한다. 기업 선발 규모는 회당 10개사 내외로 연간 40개 이상의 기업을 선정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AC의 경우 극초기 스타트업들을 지원하고 대게 VC들은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는 벤처기업에 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아 스타트업들이 프리A 단계를 가장 어려워한다"며 "디캠프는 이처럼 어려운 구간에 직면한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육성해 성장에 드라이브를 거는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고 밝혔다.
디캠프는 배치 프로그램의 성공을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파일럿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도 파일럿 프로그램에 참여한 스타트업 대표들과 전담 멘토들이 참석해 경험을 공유했다.
파일럿 프로그램에 참여한 서현동 렌트리 대표는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고객 세분화 및 데이터 기반 프로덕트 전략을 도출했다"며 "이번 배치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더 큰 도약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디캠프는 2012년 은행연합회와 20개 금융기관이 출연해 설립한 국내 최초 창업 재단이다. 설립 이후 스타트업에게 자금 및 공간 지원, 멘토링,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하며 대한민국의 창업 생태계를 성장시키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 누적 운용자산(AUM)은 8431억원에 달한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