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글로벌 자동차 열 에너지 관리 솔루션기업 한온시스템이 외형 성장에 비해 수익성 지표는 수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원가율이 90%를 넘어서며 수익을 남기기 힘든 경영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타이어는 한온시스템 인수를 위해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와 주식매매계약(SPA) 본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한온시스템이 새 주인을 맞게 되면 수익성 개선이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한온시스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매출원가율은 91%를 기록했다. 매출원가율은 매출액에서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율을 가리킨다. 기업이 영업수익을 올리는 데 투입되는 비용으로 인건비와 원재료비, 감가상각비 등이 해당한다.
최근 2년새 한온시스템의 매출원가율은 90%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다. 매출원가율은 2019년 86%에서 2020년 87%, 2021년 88%로 점진적으로 늘어나다 2022년 들어 90%를 찍었다.
매출원가율이 상승 곡선을 그리는 사이 영업이익도 곤두박질 치는 양상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한온시스템은 277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4년 전보다 43% 줄어든 수치다. 올해 들어서도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물론 반기순손실(211억원)을 기록하는 등 수익성 면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특히 한온시스템 입장에서 매출 볼륨 확대로 외형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수익성은 후퇴해 내실을 챙기지 못한 점은 뼈아픈 대목이다. 한온시스템 연간 매출은 2019년 7조1542억원에서 지난해 9조5593억원으로 4년새 34%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전년 대비 매출(4조9645억원)은 4% 늘었다.
한온시스템의 매출원가율을 높여 수익성을 갉아먹은 주범으로는 원재료비 등 제반비용 상승과 글로벌 전기차 생산량 저조 등이 지목된다. 생산량과 무관하게 각종 고정비는 발생하게 되면서 한온시스템의 원가부담이 가중되는 식이다.
한온시스템은 현대자동차그룹을 비롯해 포드·폭스바겐 그룹 등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들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자동차 부품 사업을 전개한다. 한온시스템이 생산, 공급하는 핵심 품목은 냉난방 공조 및 히트펌프 시스템·파워트레인 쿨링·압축기 등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한온시스템 전체 매출에서 유럽·미주 등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도 73%에 달할 만큼 압도적이다.
한온시스템은 유·무형자산 투자가 이뤄지면서 감가상각비도 동반 상승하는 점도 매출원가율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꼽고 있다. 감가상각은 쉽게 말해 자산 취득에 소요된 금액을 일정 기간에 걸쳐 회계 처리하는 비현금성 비용을 뜻한다. 기계설비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가치가 감소할 것으로 우려되는 고정자산 가치를 비용으로 나눠 처리하는 경우도 의미한다.
실제 한온시스템의 감가상각비는 증가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올 상반기 연결 기준 유·무형자산 감가상각비(사용권자산 포함)는 32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뛰었다. 2023년 연간 유·무형자산 감가상각비 규모는 5983억원에 달했다.
한온시스템 관계자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조직 효율화 프로그램을 추진했고 글로벌 임직원 1000명 감원을 통해 인건비 감소 목표 달성을 완료했다"며 "또 고객사와의 단가협상을 합리적인 수준에서 진행 중이고 고객사의 비용정산은 하반기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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