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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등판' 메리츠화재 무얼 노리나
차화영 기자
2024.08.13 07:01:19
수익성 중심 성장 전략…낮은 가격, 보험사업 성장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9일 18시 0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메리츠금융지주)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메리츠화재가 MG손해보험 인수전에 '깜짝' 등판하면서 그 이유에도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수익성에 무게를 두는 메리츠화재의 성장 전략 등에 비춰볼 때 낮은 인수 가격과 장기보험 중심 보험 포트폴리오에 매력을 느꼈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8일) 마감된 MG손보 재공고 입찰 결과,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사모펀드 데일리파트너스, JC플라워와 함께 메리츠화재도 참여했다.


뜻밖의 흥행에 업계는 적잖게 놀라는 분위기다. MG손보 매각을 주도하고 있는 예금보험공사는 물론 인수전에 참여한 회사들도 다른 회사의 참전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MG손보의 대주주는 사모펀드 JC파트너스이지만 2022년 MG손보가 부실금융기관에 지정된 뒤 예보가 금융위원회로부터 업무 위탁을 받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매각은 세 번째 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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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월 예보는 MG손보 매각을 위한 세 번째 입찰공고를 냈다. 데일리파트너스와 JC플라워가 예비입찰에 참여해 실사까지 마쳤지만 7월 열린 본입찰에는 아무 곳도 참여하지 않아 유찰됐다. 이후 예보는 곧바로 같은 차수를 전제로 재입찰 공고를 냈고 인수 후보 3곳이 도전장을 던졌다.


메리츠화재의 참전으로 MG손보 인수전도 새 국면을 맞았다는 평가다. 메리츠화재가 자본력을 갖추고 있고 무엇보다 금융당국의 눈높이도 충족할 만한 후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시장은 메리츠화재의 MG손보 인수 의지에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당장 MG손보의 자산건전성을 끌어올리는 데 적잖은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관측되는 데다 등장 시점도 너무 뜻밖이라는 이유에서다. 


메리츠화재의 경우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다른 두 후보와 달리 실사를 진행하지 못했다. MG손보에 대한 정보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셈인데 애초 인수에 '진심'이었다면 불리한 상황에서 인수전에 뛰어들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다. 


게다가 입찰에 응찰한 후보들은 자산부채이전(P&A) 방식을 원하는 경우 어떤 자산과 부채를 넘겨받을 것인지도 써내야 했던 것으로 파악되는데 메리츠화재의 경우 답변이 가능했을지조차 장담하기 어렵다. 


이번 재입찰은 본입찰 단계로 인수 후보 3곳은 전날 가격, 희망 지원 금액 등을 적어내고 구속력이 있는 투자확약서(LOC)도 제출한 것으로 파악된다.


예보는 이번에 MG손보 매각을 성사시키겠다는 의지를 담아 이전과 다른 두 가지 조건을 걸었다. 한 가지는 우량한 자산과 부채만 선택적으로 넘겨받을 수 있는 자산부채이전(P&A) 방식을 허용한 것이고 나머지는 공적자금 지원이다.


다만 메리츠화재의 성장 전략과 자본정책 등에 비춰볼 때 MG손보에 매력을 느낄 만한 여지도 작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일단 MG손보는 인수 뒤 자산건전성 제고를 위한 유상증자 규모 등까지 고려하더라도 인수합병 시장에 나와 있는 다른 보험사 매물과 비교해 가격이 낮은 편에 속한다. 


메리츠화재의 모회사인 메리츠금융지주는 기본적으로 인수합병 자체에 소극적이다. 또 인수합병에 나서더라도 가격 측면을 크게 고려하겠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바로 직전 인수합병 사례인 2014년 메리츠종금증권(현 메리츠증권)의 아이엠투자증권 인수만 봐도 인수 가격이 1700억원으로 크지 않았다.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이 5월 실적발표 뒤 컨퍼런스콜에서 인수합병 전략을 묻는 질문에 주주가치 제고에 방해가 되지 않는 적정한 가격 선에서 인수합병을 추진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당시 김 부회장은 "2014년 아이엠투자증권 인수 후 별다른 M&A 실적이 없었던 이유의 하나는 가격이 너무 높아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프라이싱(Pricing) 능력을 더 예리하게 하면서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사업에서 성장 가능성을 봤다는 관측도 나온다. 메리츠화재는 현재 메리츠금융지주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김용범 부회장이 경영을 맡았던 2015년부터 장기보험 중심의 매출 확대 전략을 펴고 있는데 MG손보도 장기보험에서 강점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MG손보 보험 포트폴리오에서 장기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원수보험료 기준으로 92.2%에 이른다. 메리츠화재는 전체 보험 포트폴리오의 87.2%를 장기보험으로 구성하고 있다.


예보는 매각 주관사인 삼정KPMG와 함께 인수 후보들의 계약 이행능력, 자금조달 능력, 희망 지원금액 등을 살펴본 뒤 이르면 다음 주 낙찰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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