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민희 기자] 신세계그룹이 지마켓을 앞세워 중국 알리바바그룹(알리바바)과 손잡고 글로벌사업 교두보 마련에 나선다. 일각에서는 양사의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신세계그룹이 내수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글로벌 진출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알리바바 역시 지마켓이 보유한 오픈마켓 리소스를 활용해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신세계그룹의 글로벌 진출은 오랜 숙원사업 가운데 하나다. 내수 중심의 사업구조로 인해 그 동안 쉽사리 해외시장에 안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온라인사업에 방점을 두고 2021년 지마켓을 인수했다. 지마켓은 국내에서 제일 큰 오픈마켓일뿐 아니라 다양한 기업 리소스까지 보유하고 있어 기대가 컸다. 

게다가 지마켓은 이미 글로벌 진출에 나선 경험이 있었다. 지마켓은 2006년부터 K셀러의 상품을 판매하는 역직구 플랫폼 '글로벌샵'을 운영해왔다. 2013년에는 중문샵도 추가로 론칭했다. 현재도 전세계 100여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K-POP 관련 제품부터 뷰티, 패션, 리빙 등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다만 지마켓의 글로벌샵 운영에는 한계점도 있었다. 국내 판매에 비해 역직구 운영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 탓이다. 실제 국내 경쟁기업들의 경우 K셀러들의 글로벌 수요를 확인하고 역직구샵 운영에 뛰어들었으나 제품 번역과 판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문제로 결국 해당사업을 종료하기도 했다. 

신세계그룹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중국 알리바바와 손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알리바바는 중국 종합 IT기업으로 중국 최대 규모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를 보유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B2C(기업과소비자간거래)에 특화돼 있다. 

실제 이번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신세계그룹은 알리바바의 글로벌 인프라를 적극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지마켓 셀러들은 알리바바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중국을 포함한 미국, 유럽, 남미, 동남아시아 등 200여개의 국가에 제품 공급이 가능해졌다. 

아울러 알리바바가 축적해온 IT기술까지 활용해 플랫폼 시스템 개선에도 속도를 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그룹은 지마켓 셀러들이 알리바바그룹이 운영하는 글로벌 플랫폼을 별도의 절차 없이 활용해 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알리바바 입장에서도 이번 법인 설립의 효과를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알리바바의 경쟁력 있는 상품이 지마켓을 통해 판매됨으로써 한국시장 연착륙이 더욱 용이해질 수 있어서다. 특히 알리바바는 신세계의 구독 멤버십에 등록된 소비자들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지마켓이 보유한 기업 리소스를 통해 K문화를 기반으로 글로벌시장 확장에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번 알리바바그룹과의 법인 설립으로 지마켓을 이용하던 셀러들의 제품이 알리익스프레스에서도 판매될 수 있게 되면서 해외 수출의 새로운 판로가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K컬처를 선도할 뿐 아니라 지마켓으로 셀러들을 유입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한 관계자는 "알리바바그룹은 신세계의 구독멤버십에 등록된 소비자들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K문화를 통해 글로벌사업 확장에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과열된 이커머스시장에서 알리바바의 글로벌 역량과 지마켓의 오픈마켓 리소스가 만나면 더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