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동호 기자] 점포 대형화 및 거점화 추세에 발맞춘 지점 '게더링(gathering)'이냐,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을 위한 지점 '통폐합'이냐. 교보증권 사측과 노조가 첨예한 의견 대립을 보이며 갈등을 겪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교보증권은 광화문지점과 송파지점 등 다수의 지점을 핵심지역 내 영업점을 중심으로 이전, 한 건물에 다수의 영업점을 모아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증권업계의 점포 대형화와 거점화 추세에 맞춰 핵심 비즈니스 권역으로 인근 지점들을 이전시켜, 영업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이른바 지점 게더링이다.
교보증권은 이미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본사빌딩에 여의도지점과 여의도금융센터, 여의도WM센터 등 3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교보증권지부(이하 노조)는 지점 통폐합을 통한 구조조정의 전 단계일 뿐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사측이 현재 25개인 영업점을 12개로 통폐합해 운영할 계획이라며 이는 결국 인력 감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사측과 지점 통폐합에 관한 협의를 통해 다른 대안을 제시했지만, 사측이 일방적으로 '게더링'이란 표현과 함께 지점 통폐합 계획을 추진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노조 측은 즉각 여의도 본사에 위치한 대표이사 집무실 앞에서 농성에 나섰다.
교보증권은 노조의 오해일 뿐, 지점 통폐합이 아닌 지점 이전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른 인력감축도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점포 대형화, 거점화 추세에 맞춰 핵심 비즈니스 권역으로 인근 지점들을 이전해 영업 활성화를 꾀하려는 것"이라며 "디지털창구 도입에 따른 선제적 조치로 업무 대통합을 통한 공동업무 축소, 업무 효율화를 추진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양측의 입장 차이가 커 합의점을 찾는데 난항을 겪는 모습이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현재 노사 간 협의를 통해 (관련 사항을)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최근 증권업계는 매년 지점 수를 줄이고 있다. 고액자산가들이 많거나 영업이 잘 되는 곳의 지점을 확장하고, 안되는 곳들은 이전, 폐쇄하는 식이다.
실제로 올해 9월 기준 증권사들의 국내 지점 수는 총 720개, 영업소는 58개로, 1년 전에 비해 지점은 60개, 영업소는 4개가 줄었다. 2년 전과 비교하면 각각 107개, 14개가 감소했다.
교보증권 역시 최근 지점 수가 줄어드는 추세다. 교보증권의 올해 9월 지점 수는 25개, 직원 수는 375명이다. 1년 전보다 지점 수는 2곳, 직원 수는 20명이 줄었다. 2년 전에 비해선 6곳, 61명이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점점 영업점을 찾는 고객 수가 줄고 모바일이나 온라인으로 (주식) 거래를 하는 것이 일상이 된 상황에서 오프라인 지점이 줄어드는 것은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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