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코스닥 상장사 '육일씨엔에쓰'가 오랜 기간 주력해온 강화유리 사업을 사실상 접는 방향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최근 강화유리사업 부문 매출 절반을 책임지던 베트남법인도 매각하기로 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강화유리 사업을 정리하는 수순을 밟으면서 신규 사업으로 낙점한 시청각교육장비 사업에서의 성과가 더욱 중요해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지난해 인수한 컴버스테크가 적자로 전환하면서 불안함을 키우는 모습이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육일씨엔에쓰는 지난 22일 SD GLOBAL VIETNAM LTD.(베트남법인)를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매각 금액은 142억원으로, 재무구조 개선 및 신규사업 재원 마련하기 위함이다. 매각 대상자는 대만의 유리가공 서비스 기업인 G-TECH Optoelectronics Corporation이다.
베트남법인은 강화유리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2014년 설립된 강화유리 생산공장이다. 올해 1월 모 기업과 베트남 법인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부터 4개월여 만에 매각이 구체화된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강화유리 매출 절반가량을 책임지던 베트남법인의 매각은 사실상 강화유리 사업에서 철수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앞서 육일씨엔에쓰는 순차적으로 강화유리 사업을 정리해왔다. 2022년 3월 강화유리 연구개발을 책임지던 안성연구소를 매각했다. 안성연구소 매각 시기는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철수한 시기와 맞물린다. 같은 해 하반기에는 모듈사업을 영위했었던 구미공장을 매각해 현금화했다.
단순 매각만 이뤄진 건 아니다. 육일씨엔에쓰는 안성공장 매각 전 정밀화학 기업 씨엔에이를 인수해 신규 사업 의지를 드러냈고, 이후 2차전지 또는 전기차(EV) 관련 기업 인수 계획도 세웠다. 그러나 정작 인수한 건 2차전지 기업이 아닌 시청각교육기업장비 기업인 컴버스테크였다. 육일씨엔에쓰는 지난해 7월 이돈원 컴버스테크 대표 등으로부터 컴버스테크 지분 93%를 취득했다.
육일씨엔에쓰가 컴버스테크 인수를 결정한 이유는 재무상 수익성 개선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인수 당시 육일씨엔에쓰는 컴버스테크를 인수합병하기 보다 자회사로 두겠다는 계획을 세웠다는 점에서 배당 수취가 예상됐다.

그러나 컴버스테크가 적자전환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흑자 기조를 유지하던 컴버스테크는 지난해 말 4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컴버스테크가 지난해 적자전환하면서 육일씨엔에쓰의 수익성도 불과 1년 만에 다시금 악화됐다. 연결 기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적자 기조를 이어오던 컴버스테크는 2023년 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하지만 2024년 컴버스테크의 실적 일부가 연결 재무로 인식되면서 1년 만에 다시금 적자전환했다.
컴버스테크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45억원, 순손실은 57억원이다. 이에 2023년 말 71억원이던 컴버스테크의 이익잉여금은 이듬해인 2024년 말 12억원으로 줄면서 배당금 수취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 기간 컴버스테크의 미처분이익잉여금 규모는 12억원으로 이익잉여금(12억원)을 온전히 배당금으로 활용 가능하지만, 보유한 현금이 충분치 않아서다.
컴버스테크의 현금성자산은 2023년 말 50억원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16억원으로, 이 기간 단기차입금 규모는 137억원에 달한다. 컴버스테크는 올해 초 운영자금 목적으로 26억원의 차입을 일으키는 과정에서 육일씨엔에쓰로부터 채무 보증을 받기도 했다.
딜사이트는 수익성 개선 및 배당 계획 그리고 인수 이후 구조조정 등의 변화가 있었는지 등을 전반적으로 묻고자 육일씨엔에쓰 측에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육일씨엔에쓰 관계자는 "담당자가 자리를 비워 답변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메일로 서면 질의를 보냈지만 답장을 받지 못했다. 컴버스테크 측에도 구체적 적자 전환 이유를 묻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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