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한독이 핵심품목들의 고전으로 실적 방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라인업 중 대체가 용이한 일반의약품(OTC)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의정갈등 장기화와 연구개발(R&D) 예산 축소로 인한 시약 및 의료기기사업 부진도 악영향을 미쳤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연결재무제표 기준 한독의 지난해 매출은 5074억원으로 전년 대비 2.9%(154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5.7%(120억원) 급감한 5억원에 그쳤으며 당기순손실은 289억원에서 527억원으로 급증했다.
회사의 외형이 쪼그라든 배경은 핵심 제품들의 내수 판매부진 탓으로 보인다. 실제 작년 제품군의 국내 매출은 전년 대비 8.5%(175억원) 줄어든 1886억원에 머물렀다.
세부적으로 소염진통제 '케토톱군'의 지난해 국내 매출은 전년 대비 30.8%(167억원) 급감한 376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당뇨병 치료제 '아마릴군'(316억→307억원), 소화제 '훼스탈'(163억→160억원), 고혈압 치료제 '틸테이스'(47억→44억원)의 실적도 부진했다. 회사는 OTC 유통구조 최적화를 위한 작업 영향으로 매출이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외형의 한 축을 담당하던 시약 및 의료기기사업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작년 시약 및 의료기기 매출은 전년 대비 9.9%(80억원) 줄어든 729억원에 그쳤다. 2022년 832억원에서 2023년 809억원, 2024년 729억원으로 매년 사업 규모가 축소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회사의 연구개발투자 위축이 제품 경쟁력 악화를 부추겼다고 보고 있다. 작년 회사의 연구개발비는 267억원으로 전년 대비 23.5%(82억원) 감소했다. 2021년 이후 3년 만에 200억원대로 주저앉은 상황이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율(5.3%)도 전년 대비(6.7%) 1%p(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그 외에 의대정확 확대에 따른 의정갈등 장기화와 R&D 예산 삭감, 마케팅 전략 부재 등도 매출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 시장 관계자는 "김영진 회장이 지난해 OTC 매출 확대를 공언했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며 "일반의약품은 전문의약품에 비해 대체가 쉽고 한 번 줄어든 매출을 다시 회복하기는 어렵다. 라인업 확대와 마케팅 강화 등 매출 향상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 항암 및 희귀질환사업 분야를 강화하고 있다"며 "만성질환부문도 당뇨와 고혈압에 이어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딜' 등의 도입으로 라인업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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