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HS화성(화성산업)이 지난해 시행사의 채무를 인수하면서 떠안았던 남양주 별내 물류센터가 여전히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HS화성은 별내 물류센터 매입 당시 물류센터 운영을 통한 임대수익 및 향후 매각 차익 등으로 채무인수 금액을 회수한다는 계획을 세웠었다. 하지만 물류센터 과잉공급 등 영향으로 매입 후 1년 가까이 임차인 및 인수후보를 찾지 못하며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는 모습이다.
18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HS화성은 지난해 4월 양수한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동 798 일원에 위치한 '별내 ONE 물류센터'를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
해당 물류센터는 HS화성이 시공을 맡으면서 채무인수 약정을 제공했던 곳이다. 시행사가 PF(프로젝트파이낸싱) 원금 상환에 차질을 빚으면서 시공사에 상환의무가 전이됐고, 시공사였던 HS화성은 시행사 대신 채무를 상환한 뒤 물류센터를 떠안았다.
외부 기관이 평가한 별내 ONE 물류센터의 양수가액은 1149억원이었다. HS화성은 시행사로부터 279억원 규모 공사비를 받지 못해 이를 매출채권으로 들고 있었는데, 미리 쌓아둔 유보금 3억원을 뺀 276억원을 전체 거래대금과 상계해 총 873억원을 현금으로 일시에 납부했다.
당시 HS화성은 시공사 채무인수 의무를 해소하고, 향후 물류센터 운영 및 매각을 통해 부동산 투자수익을 실현한다는 계획이었다. 자산 양수 후 11개월이 지난 뒤에도 물류센터는 공실 상태에 머물고 있다. 저조한 임대율 탓에 매각도 쉽지 않은 상황으로 파악된다.
HS화성은 2024년 4월 별내 ONE 물류센터를 양수한 뒤 투자부동산으로 분류했다. 2023년 말 기준 HS화성의 재무제표에 나타난 투자부동산의 장부가액은 221억원이었다. 물류센터 매입 뒤인 2024년 6월 말에는 투자부동산의 장부가액이 1370억원으로 늘었다. 물류센터 양수가액 1149억원이 반영된 영향이다.
하지만 HS화성의 투자부동산 임대수익은 물류센터 양수 이후에도 예년과 같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2024년 3분기 말 기준 HS화성이 투자부동산을 통해 인식한 임대수익은 7억7000만원이었다. 물류센터를 품기 전인 2023년 3분기 말 기준 투자부동산 임대수익이 7억5000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차이는 2.7% 정도다. 기존 임대수익에 물가상승분 정도의 임대료 상승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HS화성으로서는 약 1000억원을 들여 물류센터를 떠안았지만, 이를 통한 수익은 전혀 얻지 못하고 있다. 공실에 따라 수익을 내지 못하는 탓에 매각도 어려운 상황이다.
그나마 시행사 채무인수에 따른 우발채무 현실화 및 채무인수 이후 자산 매각에 난항을 겪고 있음에도 HS화성이 우수한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다행이라 할 수 있다. 재무건전성 개선 및 유동성 확보 등을 위해 손해를 감수하고 물류센터를 매각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2분기 기준 HS화성의 현금비율은 67.0%로 집계됐다. 현금비율은 기업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이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의 몇 배인지 나타낸다. 기업의 유동성을 평가하는 지표 가운데 가장 보수적 항복으로, 20% 이상을 안정적 수준으로 본다. HS화성의 경우 현금비율이 70%에 육박하는 우수한 유동성 여력을 지니고 있다.
2023년 말 168%까지 치솟았었던 HS화성의 부채비율이 지난해 말 기준 118%로 낮아진 점도 눈길을 끈다. 건설업황 악화 영향으로 부채비율 압박에 노출된 건설사들은 보유자산을 매각해 부채비율 낮추기에 나서는데, HS화성은 이와 같은 부담에서 자유로운 상황으로 볼 수 있다.
HS화성 관계자는 "별내 ONE 물류창고는 현재 공실상태로, 임대 및 매각을 위해 소통을 이어가고 있지만 결정된 바는 없다"며 "전반적인 경기침체 상황 및 물류센터 과잉공급 상황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