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구예림 기자] LG생활건강(LG생건)이 엔데믹 이후 중국시장에서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며 재도약에 성공했다. 한방 화장품 브랜드 '더후(THE WHOO)'를 앞세운 고급화 전략으로 시장경쟁력을 회복한 덕분이다. LG생건은 향후 더후 리브랜딩 성과를 공고히 다지며 현지 입지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14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LG생건의 지난해 해외매출은 2조1117억원으로 전년 2조395억원 대비 3.5% 증가했다. 그 중 중국 매출은 8452억원으로 전년 7514억원에서 12.5% 성장하며 글로벌 실적 회복을 견인했다. 반면 북미시장 매출은 13.2% 감소했고 일본 시장 역시 3.5% 증가에 그치는 등 중국이 전체 해외사업 성장의 핵심동력으로 자리잡았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LG생건이 코로나19 엔데믹 시기 중국 정부의 봉쇄 정책과 '궈차오(애국주의 소비)' 열풍으로 인해 중국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이다. 같은 시기 국내 경쟁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이 북미시장 확대로 방향을 전환한 것과 달리 LG생건은 체질개선을 통해 중국시장 내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 과정에서 프리미엄 한방 화장품 브랜드 '더후'를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친 것이 실적 반등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더후는 LG생건이 중국 시장에서 내세운 대표적인 고가 브랜드다.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LG생건의 전체 화장품 매출에서 더후가 차지하는 비중은 86%에 이를 정도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LG생건은 중국시장 내 좋은 성분의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트렌드를 고려해 고가 브랜드인 더후에 방점을 뒀다. 일례로 2023년 8월 더후의 주력제품인 '천기단' 리뉴얼을 통해 고기능성 제품으로 브랜드 가치를 한층 강화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보다 한방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노화 방지 효능을 증대시켰고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며 소비자 관심을 끌어모았다.
또한 온·오프라인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고 이를 통해 매출 상승 효과를 거뒀다. 중국 내 인기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과 SNS를 적극 활용해 젊은 소비층을 공략했으며 지난해 11월 열린 중국 최대 쇼핑 행사인 광군제에서는 더후가 더우인(틱톡) 플랫폼의 럭셔리 뷰티 부문 판매 1위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7월 한국 유명 배우 김지원을 더후 공식 모델로 발탁한 것도 더후의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공고히 하는데 기여했다. 이후 다양한 SNS 플랫폼에서 더후 브랜드 언급량이 전년 대비 58% 증가했으며 김지원이 등장한 광고에서 '비첩 자생 에센스' 매출이 직전 분기 대비 43% 이상 증가하는 등 한류 스타 마케팅이 실질적인 판매 촉진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중국사업에 대한 전망도 밝다. 최근 국내 면세점들이 따이공(중국 보따리상)과의 거래를 제한하면서 기존 면세점에서 판매되던 더후 제품의 수요가 중국 현지 매출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는 시장 관측이 나온다. 면세점 매출은 국내 매출로 잡히지만 소비자가 직접 중국 내에서 구매할 경우 해외 매출로 반영된다.
LG생건은 더후 브랜드를 중심으로 중국 시장 내 입지를 더욱 다져나갈 방침이다. LG생건 관계자는 "중국시장에서 더후 브랜드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마케팅 투자를 이어가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리브랜딩 성과를 기반으로 수익성 중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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