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다은 기자] 삼성SDS의 자회사 엠로가 지난해 6년 연속 최대 실적 달성과 함께 신고가를 경신했다. 인공지능(AI) 시장의 '메기'인 딥시크(Deepseek)의 등장으로 그간 외면 받던 AI 소프트웨어 업종이 주목받음과 동시에, 트럼프 2기가 예고한 관세 부과 외 업종에 쏠리는 관심이 더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엠로가 '글로벌', 'AI', '클라우드'라는 핵심 키워드 중심의 사업을 진행하는 만큼 딥시크발 주가 상승 모멘텀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B2B AI 솔루션 업체 엠로를 딥시크 수혜주로 꼽았다. 딥시크가 모든 모델에 대한 논문을 오픈소스로 공개함에 따라 솔루션 개발 과정의 파인튜닝(특정 작업에 맞는 추가 훈련)을 도울 것이라는 업계 분석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AI 소프트웨어 분야는 트럼프 2기 관세 부담이 적은 업종으로 꼽혀 덩달아 시장의 관심을 얻고 있다. 이러한 관심이 맞물리며 엠로의 주가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이 회사는 지난 6일 기준 종가 83000원에 거래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특히 업계에서는 엠로의 지능형 SRM(공급업체 관계 관리) 솔루션 '케이던시아(Caidentia)'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 케이던시아는 특히 '직접 구매' 프로세스에서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구매 프로세스는 크게 간접 구매와 직접 구매로 나뉘는데, 제품생산에 직접적으로 들어가는 부품을 구매하는지가 구분 기준이다. 직접 구매 솔루션은 신제품의 개발 초기 단계부터 최종 개발까지 협력사와 원가를 조정하는 전 과정을 지원함으로써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업계에 따르면 기존 SRM 시장은 간접 구매 위주로 구성돼 있다. 엠로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미비했던 직접 구매 영역의 솔루션 사업을 선제적으로 진행한 덕에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 셈이다.
회사는 글로벌 시장에서 높아지는 SRM의 수요에 맞춰 케이던시아 사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글로벌 시장은 휴먼에러 방지를 위한 SRM 솔루션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는 것에 비해 아직 본격적으로 개화되지 않은 상태다. 엠로가 직접 구매 부분에 특화되어 있는 만큼 상대적인 우위를 가지고 사업을 전개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입장이다.
엠로 관계자는 "간접 구매와 달리 직접 구매 솔루션은 기술력 외에도 각종 산업의 특색에 맞춘 시스템 구축과 서비스 제공의 노하우가 중요하다"며 "엠로는 국내에서 20년 이상 다양한 산업 영역을 커버했던 경험과 AI 기능을 접목 시키는 노하우 면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초 계획됐던 o9(오나인솔루션즈)와의 공동 사업은 더뎌지고 있는 모습이다. o9의 사업 전략과 고객사 상황들로 영업활동이 다소 주춤해진 까닭이다. 이에 엠로는 올해 초 o9 경영진과 본격적으로 공동 마케팅을 논의할 계획이며, 2월에도 경영진과의 추가 워크샵을 통해서 기존 o9 고객사에 대한 교차 판매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케이던시아의 본격적인 수익화 시점에 대해서는 내년을 제시했다. 송해구 삼성SDS 솔루션사업부 부사장은 지난해 4분기 삼성SDS 컨퍼런스콜에서 "글로벌 솔루션사의 경우 보통 캐시 플로우에 기여하는데 3~5년의 기간이 필요하지만 국내 사업을 바탕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일반적 기업보다는 단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희망컨대 내년 정도부터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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