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스마트 배선 시스템 전문기업 '위너스'가 설립 20년 만에 기업공개(IPO)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달 15일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고 약 한 달 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다. 3년 연속 영업이익을 냈고 올해 역시 흑자가 유력한 상황이다.
다만 위너스가 인식한 매출액 모두 내수에 몰려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경기침체 장기화와 맞물려 투자 매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주력하고 있는 배선기구와 콘센트사업의 경우 건설경기 침체로 매출 확장이 어렵다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온다. 공모자금을 활용해 전기차 충전기 개발 및 생산 확대를 계획하고 있지만 전기차·2차전지 시장의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현장)의 장기화로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익률 개선·사업 확장…두 마리 토끼 정조준
17일 업계에 따르면 위너스는 지난 13일 한국거래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오는 1월 17일과 20일 이틀간 일반 공모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표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며, 공모 물량은 170만주다. 희망 공모가액은 7500~8500원으로 다음달 8일부터 14일까지 기관 수요예측을 거쳐 결정된다. 최저가액인 7500억원 기준 모집 총액은 128억원이다.
이번 공모 청약으로 모집할 자금(최소 128억원) 중 80억원은 이르면 내년 하반기 원자재 생산업체 경영권 인수에 사용할 계획이다. 34억원은 전기차 충전기와 스마트배선기구·분전함의 추가 개발과 생산시설 확충에 사용한다. 나머지 자금은 운전자금으로 투입한다.
위너스는 2004년 설립 후 배선기구 개발 및 공급을 통해 사업을 확장해왔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매출액 197억원, 영업이익 21억원, 당기순이익 18억원을 기록했다. 주력 상품은 스위치와 콘센트 등 배선기구와 멀티탭이다. 3분기 배선기구 매출액은 73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37%를 차지하고 있다. 멀티탭 관련 매출액은 85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43%에 해당한다.
최근 스마트배선기구·분전함과 전기차 충전기의 매출액 비중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2021년 스마트배선기구·분전함의 매출액은 17억원으로 연간 매출액(299억원)의 5.77%였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2억원, 비중은 6.02%였다. 전기차 충전기 매출액 비중은 2022년 0.27%(7억원)에서 올해 3분기 2.29%(5억원)로 증가했다.
원자재 생산기업 인수에 성공할 경우 배선기구에 들어가는 구리와 전선 등 변동성이 커진 원자재 부담을 최소화할 것으로 기대한다. 위너스 관계자는 "주력 판매제품인 배선기구(스위치, 콘센트, 멀티콘센트 등)의 제조를 위해서는 구리 및 전선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며 "필수 원자재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원자재를 공급하는 기존 업체에 대한 영업양수를 계획했다"고 설명했다.
신규 주력사업으로 밀고 있는 전기차 충전기 역시 이번 투자 유치로 매출액 확대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위너스는 3.5kw 과금형전기차충전기를 개발해 판매 중이며 최근엔 7kw, 11kw 등 완속형전기차충전기를 개발 중이다.
◆건설사 수주 79억…매출액의 40%
위너스는 매출 전체를 내수 시장에서 인식하고 있다. 최근 매출구조 다변화를 위해 건설사 수주 물량을 늘릴 계획이다. 하지만 경기 변동에 민감한 건설업 수주 물량을 확대할 경우 안정적인 영업이익 창출을 방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규 주력사업인 전기차 충전기 시장의 수요 역시 기존 사업 대비 부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위너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매출액 중 32.19%에 달하는 63억원은 생활용품 도매업을 영위하는 대규모 유통업체 'A'에서 발생했다. 20억원(9.92%)은 특수관계자 'B'에서 인식했으며 나머지 114억원(57.89%)을 기타 기업 및 소비자에게서 인식하고 있다. 주요 매출처인 A·B에 대한 매출 의존도는 2021년 47.19%, 2022년 42.20%, 2023년 42.27%, 올해 3분기 42.11%로 계속 낮아지는 중이다. 위너스는 건설사 수주 물량을 늘리며 매출 편중 현상을 계속 낮출 계획이다.
다만 새로운 매출처로 지목한 곳이 건설업계라는 점은 부담이다. 올해 3분기 기준 위너스가 건설사로부터 수주한 납품 물량의 수주잔고는 79억원으로 올해 매출액(197억원)의 40%에 해당한다. 건설경기의 침체가 길어지는 상황에서 건설업계 납품 물량 확대는 매출처의 매출 부진이나 정책 변화, 단가 인하 압력에 따라 실적 악화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기차 충전기 판매 역시 관련 분야의 캐즘으로 인한 수요 침체가 길어지며 주력사업으로 안착하기까지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관련 업계가 대부분 부진한 상황에서 투자 매력이 떨어지는 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위너스 관계자는 "회사의 기술력과 품질력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고객사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양한 신규 산업 및 거래처를 발굴하여 매출처 다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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