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주택브랜드 '풍경채'로 알려진 중견건설사 제일건설이 올해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에서 15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10위권에 입성한 이후 한 번 더 순위를 끌어올렸다. 최근 부동산 경기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사업장의 높은 분양률을 이끌어내며 실적을 방어한 결과다.

1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4년도 시공능력평가에 따르면 제일건설의 시공능력평가액은 2조8251억원을 기록했다. 3조원의 벽을 넘어서진 못했지만 지방 기반의 건설사 중에서는 최고 수준의 실적이다.

제일건설은 최근 10년간 꾸준히 시공능력평가 순위를 높여왔다. 11년 전인 2013년 제일건설의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125위였다. 2014년 94위를 차지하며 처음으로 100위권 내 진입했다.

이후 2015년 79위, 2016년 56위, 2017년 37위 등 매년 20단계씩 가까이 꾸준히 성장했다. 2019년에는 26위에 오르며 처음으로 20위권에 진입했다. 지난해에는 2023년 17위로 사상 처음 10위권에 진입했고, 올해도 15위를 기록하며 10위권 내 건설사로 자리매김하는 모양새다.

시공능력평가액은 ▲공사실적 ▲경영평가 ▲기술능력 ▲신인도 등 4가지 영역별 평가액을 더해 총점을 내는 방식이다. 제일건설은 경영평가 항목이 우수한 편이다. 올해 경영평가 반영 비중이 줄어들었음에도 4가지 영역 중 가장 평가액이 높다. 공사실적 대비 두 배 이상이다.

항목별로 평가액을 자세히 살펴보면 ▲공사실적평가액 9826억원 ▲경영평가액 1조4873억원 ▲기술능력평가액 2004억원 ▲신인도평가액 1546억원 등이다.

제일건설이 기록한 1조5000억원 규모의 경영평가액은 비슷한 순위의 건설사들과 비교해 높은 편이다. 경영평가액은 자본금을 기반으로 경영평점을 곱하는 산정방식을 따르는 만큼 튼튼한 순자본을 보유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지난해 말 별도기준으로 제일건설의 자본총계는 1조2849억원이다. 시공능력순위가 비슷한 건설사를 살펴보면 13위 DL건설은 1조287억원, 17위 계룡건설은 7503억원으로 두 회사 모두 자본총계 규모가 제일건설보다 작았다.

제일건설의 강점은 조경부문에서도 엿보인다. 지난해 조경부문에서 전체 1위를 차지하기도 했으나 올해는 삼성물산에 밀려 2위를 기록했다. 제일건설이 2023년 조경부문에서 거둔 기성액은 843억원으로 삼성물산 863억원 대비 20억원 적었다. 다만 제일건설은 아파트 단지 내 조경면적을 넓게 배정하고 특화 설계를 주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풍경채'라는 주택 브랜드에 걸맞게 조경에 신경을 쓴다는 후문이다.

제일건설 관계자는 "어려운 부동산 경기에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공급을 꾸준히 이어가면서 시공능력평가 순위 상승까지 이어진 것 같다"며 "앞으로는 외연적인 사업 확장뿐만 아니라 재무건전성 확보 등 기업의 내실을 다지는 방향으로 경영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