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세연 기자] 반도체 업황 악화로 지난해 순손실을 냈던 한미반도체 대만법인이 1년 만에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대만 시장에 연착륙하기 위해 현지 인력 채용 및 영업 네트워크 확보 등 현지화 전략이 빛을 발한 결과로 분석된다. 한미반도체는 현지화 전략을 강화해 대만 현지 고객사와 긴밀한 관계형성을 통해 수주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대만법인은 2016년 출범한 한미반도체의 첫 번째 해외법인이다. 한미반도체의 모든 제조 장비는 인천 본사에 있는 6개 공장에서 만들어져 각 고객사에 배송되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만 현지 전문인력을 채용해 법인을 설립했다. 대만 전문인력은 한미반도체 제품의 리스크 관리도 담당하고 있지만 고객사의 장비 투자 계획과 생산물량 증감 등도 모니터링 하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대만 전문인력이 수집한 정보를 활용해 고객사와 기술협의 및 계약을 맺고 있다.
대만 현지화가 이처럼 이뤄진 덕에 한미반도체는 이 지역 법인 설립 후 안정적으로 연착륙 해왔다. 매출만 봐도 출범 초기 2년(2016~2017년) 간은 평균 8억원에 불과했으나, 2018년부터 연평균 18%의 성장세를 기록한 덕에 2022년 120억원을 기록하며 6년 새 15배나 불리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지난해 반도체 업황 악화로 주요 기업들이 출하량을 줄인 탓에 한미반도체 대만법인 역시 47억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쳐 처음으로 역성장했다. 아울러 처음으로 30억원의 순손실을 내는 뼈아픈 성적표를 받아들기도 했다. 다만 오랜 기간에 거쳐 현지화를 추진한 덕에 올 들어 다시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 매출액은 3분기까지 7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02%나 급증했고, 3억원의 순이익을 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한미반도체 대만법인의 올해 성과는 오랫동안 이 지역에서 거래를 해왔던 미국 A반도체 회사의 공이 컸다. A사가 한미반도체의 주력 제품인 TC본더를 대량 구매한 것. A사는 지난 8월 대만 디스플레이 제조사 AUO의 공장 두 곳을 약 3000억원에 인수하는 등 대만 현지에 투자를 확대했고, 한미반도체 대만법인은 그간 이 회사와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해 온 덕에 낙수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이에 대해 한미반도체 관계자는 "현재 영업과 고객사 사후서비스(AS)를 담당하는 직원 수십 명이 근무하고 있다"며 "당초 대만 현지 에이전트를 통해 사업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이 지역 고객사와 긴밀한 관계를 구축했고, 법인 설립 이후 인력 채용 등을 통해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가한 결과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미반도체는 매년 3월 '세미콘 차이나', 9월 '세미콘 타이완' 등 업계 행사에 꾸준히 참가해 글로벌 기업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영업을 추진 중이다. 특히 세미콘 타이완의 경우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메인 스폰서로 참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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