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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D램 캐파 증설…삼성, SK에 뒤처지나
김민기 기자
2024.10.15 06:00:20
SK하이닉스, HBM3E 판매 늘어 1b 증설…삼성 레거시 공정 전환에 집중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4일 14시 1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공장 전경. (제공=SK하이닉스)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내년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램 반도체 생산능력(CAPA) 증설이 고대역폭메모리(HBM) 판매량 등으로 인해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HBM의 고객사 수요가 여전히 높아 HBM3E 제품 확대로 인한 D램 캐파 증설량이 메모리 반도체 3사 중 가장 클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삼성전자는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캐파 증설량이 가장 많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최근 PC 모바일 업황 둔화와 HBM 고객사 인증 지연 등으로 신규 캐파 증설은 최소화에 그칠 전망이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연말 기준 월별 D램 생산량은 웨이퍼 기준 월 465K(46만5000장) 수준이다. 지난해 연말 기준 생산량이 38만장 규모였던 걸 고려하면 8만5000장 늘어난 셈이다. 내년 말 기준으로는 월 생산량이 올해보다 7만5000장 증가한 54만장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에 따른 올해 자본적지출(CAPEX) 규모도 18조원, 내년엔 25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반대로 삼성전자는 내년 D램 생산량 증가폭은 SK하이닉스에 비해 크게 밑돌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월별 D램 생산량이 내년 70만장으로 올해 68만장 대비 2만장 늘어날 전망이다. 이로 인한 메모리 반도체 캐펙스도 업계에서는 30조원 안팎으로 올해 대비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내년에 주력으로 쓰일 예정인 1b D램(5세대 10나노급 D램)의 경우 SK하이닉스의 캐파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말 기준 월 생산량은 8만장으로 지난해 말 기준 월 2만장 대비 4배 가까이 늘어날 예정이다. 내년 말 기준 월 생산량은 12만장 수준으로 삼성전자를 크게 앞서갈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HBM3E 제품을 사실상 90% 이상 독점으로 납품함에 따라 이를 생산하기 위한 투자가 이뤄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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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모바일 업황 회복이 기대만큼 개선되지 않으면서 기존 커머디티 D램 제품 판매는 늘어나지는 않지만 AI용 제품 수요는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 5세대(HBM3E) 12단에서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양산에 나서는 등 삼성전자와 격차를 점차 벌리면서 내년도 1b 제품의 판매량이 크게 늘 것이라는 예상이다. 


SK하이닉스 측에서도 내년도 HBM3E 12단 제품을 비롯해 1b 제품이 주력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SK하이닉스의 1b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3%에서 올해 말 20%, 내년말 50%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HBM 출하량 역시 올해 60억기가바이트(Gb)에서 내년에 120억Gb로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엔비디아의 주요 GPU의 HBM 소요량은 70억Gb로 SK하이닉스가 90% 가까이 납품 중"이라며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내년도 HBM 캐파 확대를 위해 용인 반도체 공장을 조기 착공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내년 캐파 증설을 최소한으로 유지하고 선단 공정 전환에 집중할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메모리 불황기(다운사이클) 속에서도 늘 2·3위 업체인 SK하이닉스·마이크론보다 큰 규모의 캐펙스를 이어갔지만 이번에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보수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삼성전자의 HBM3E 8단 및 12단 제품의 엔비디아향 퀄 테스트 통과가 당초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생산량 계획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연말 기준 HBM 캐파 목표치를 당초 월 20만장에서 17만장 수준으로 하향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도 삼성전자의 전략은 신규 라인을 늘리기 보다는 제2평택캠퍼스(P2)의 공정 전환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P2의 D램 라인은 레거시 공정으로 1z D램(3세대 10나노급 D램)이 주력인데 1b D램으로 공정을 전환할 방침이다. P3, 화성 15·16 라인 등에서도 1b D램에 대한 전환 투자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내년 초까지 월 10만장 수준의 1b D램 생산능력을 확보해 SK하이닉스와의 격차를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레거시 공정의 선단 공정 전환과 동시에 1b의 수율과 품질을 올리고 HBM 퀄 통과도 성공해 PC, 모바일 업황 둔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메모리 3사 중 레거시 공정 비중이 가장 높아 반도체 업황이 악화될 경우 타격이 가장 크다. 삼성전자의 올해 말 범용 D램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66%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선 관계자는 "최근 스마트폰과 PC 제조사가 D램 재고를 늘리고 있고,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레거시 제품 물량까지 쏟아지고 있어 캐파 증설보다는 공정 전환을 통한 생산량 통제가 유리한 상황"이라며 "범용 D램 제품인 DDR4의 가격은 지난달 1.7달러로 전달 대비 17% 하락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투자도 사실상 '올스톱'할 것으로 알려졌다. 평택캠퍼스 P2, P3 공장의 파운드리 라인의 4나노와 5나노, 7나노생산 라인의 설비를 30% 수준으로 셧다운했다. 신규 라인으로 건설을 추진하던 P4, P5 공장 등은 장비 반입도 미루면서 추가 설비 투자도 줄이고 P5 공장은 원점에서 재검토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이 대규모 조직개편에 들어가고 연말 인사에도 임원 감축, 사업부장 교체 등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내년도 설비투자 계획도 바뀔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우선 내부 분위기를 추스르고 연말 인사 이후 본격적인 내년도 투자 계획 등 방향을 정할 것"이라며 "HBM과 1b, 1c 등의 수율 등을 고려해 공정전환과 캐파 증설량을 맞춰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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