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포스코홀딩스가 이차전지소재 자회사인 포스코퓨처엠의 유상증자 시점과 규모를 두고 장고에 들어갔다. 당초 올해 상반기 중으로 효율적인 자금조달 방식을 결정지을 계획이었으나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따른 전방산업 침체로 덩달아 속도조절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포스코홀딩스는 조만간 기업설명회(IR)를 열고 이차전지 소재사업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자금조달 계획은 고객사의 투자가 확정된 후에나 나올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오는 12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서관4층 아트홀에서 국내 기관투자가와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제3회 포스코그룹 이차전지소재사업 벨류업 데이'를 개최할 예정이다. IR행사는 ▲新경영비전 및 기업가치 제고 전략 방향 ▲캐즘(Chasm)을 기회로, 이차전지소재사업 고도화 전략 ▲차세대 전지용 소재 기술전략 등의 주제발표로 진행된다.
이번 IR행사가 이차전지 소재 사업에 초점을 둔 점이 눈길을 끈다. 앞서 포스코홀딩스는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키우는 방향성을 유지하되, 투자 규모가 조절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렇다 보니 IR행사에서 이차전지 소재 사업의 성장 전략 외에도 투자 속도조절 계획을 들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포스코퓨처엠 유상증자도 시장에서 주목하는 사안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부터 포스코퓨처엠 자금조달 방안으로 차입과 유상증자 등을 고려해왔다. 당초 회사는 올 상반기 중으로 효율적인 자금조달 방식에 대한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으나 여전히 명확한 움직임이 잡히지 않고 있다.
이는 전기차 캐즘과 무관치 않다는 게 시장의 전언이다. 포스코퓨처엠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캐나다에 양극재 합작법인 '얼티엄캠'을 건설 중으로 내년부터 본격 양산될 예정이다. 이곳에서 생산된 양극재는 GM과 LG에너지솔루션 합작사인 '얼티엄셀즈'의 배터리에 적용된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이 전기차 캐즘으로 얼티엄셀즈 2공장의 풀 램프업(full ramp-up·최대가동) 시점과 3공장의 설비 입고 시점을 미루는 방안도 검토 중인 만큼 포스코홀딩스도 섣불리 결정짓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유상증자, 차입 등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자금조달 방안에 대해 검토 중"이라며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앞으로의 투자 계획이 쌓여 있다는 점이다. 포스코그룹은 수산화리튬, 탄산리튬, 양극재, 음극재 등 친환경 미래소재 부문에 총 9조4207억원의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이중 포스코퓨처엠을 비롯 양극재 계열사 중국 절강포하(JPHE), 캐나다법인 투자비를 5조1206억원으로 잡았다. 올 1분기까지 1조9311억원을 집행했고, 길게는 2027년까지 3조1895억원의 투자액이 남았다.
이렇다 보니 일각에선 IR행사를 기점으로 포스코홀딩스가 유상증자 관련 입장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란 의견도 나오고 있다. 주력 고객사인 GM과 손잡은 LG에너지솔루션이 이달 말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열고 향후 사업 전망과 설비 투자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포스코홀딩스도 전방산업의 동향을 살핀 후 자금조달 계획에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GM과 합작법인을 세우는 LG에너지솔루션이 컨퍼런스콜을 통해 투자 방향성을 밝히면 포스코홀딩스의 설비투자 계획도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힐 것"이라며 "IR행사 이후 증권사 애널리스트들과 개별적으로 만나 유상증자 계획 등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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