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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딜사이트 박성준 차장
2024.03.14 07:00:29
공사비 급등 건설사 사업수지 악화…손 놓고 있는게 낫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3일 08시 4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경주역세권 개발사업장. (제공=딜사이트)

[딜사이트 박성준 차장] 수년 전 한 모의주식 투자대회에서 재미있는 결과가 나왔다. 이 대회에는 1500명이 참여를 했는데 그 중 아무것도 하지 않은 참여자가 상위 3%에 달하는 순위에 랭크됐다. 적극적으로 투자활동에 나선 참여자들이 오히려 더 손해를 보고 순위가 밀려난 것이다. 주식투자의 기댓값이 마이너스라는 것이 증명된 대회다.


요즘은 대한민국에서 종교처럼 맹신해 온 부동산 불패 신화도 점차 꺼져가는 형국이다. 부동산은 대한민국 전체 자산에서 80%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이지만 수익을 낸다는 믿음은 예전 같지 않다.


몇 년 전만 해도 청약 광풍이 불어 입지를 따지지 않고 분양권 프리미엄이 몇억씩 붙었다. 그뿐만 아니라 일명 딱지라고 불리는 재개발 입주권을 노린 구축 빌라의 투자도 성행했다. 하지만 지금은 모두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부동산 경기가 활황일 때는 빈 땅만 있으면 지어서 팔기 바빴는데 이제는 수도권조차 개발사업 진행이 더디다. 원자재 인플레이션을 비롯해 인건비 상승과 금리 인상 등 모든 여건이 악화한 결과다. 최근 몇 년 사이 부동산 개발의 사업수지가 급속도로 악화됐고, 이제는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도 인기가 식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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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만 따져봐도 2~3년 전 하이엔드 건축물이 3.3㎡당 800만원이었다면 이제는 일반 건축물도 3.3㎡당 1000만원을 들여야 한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발주처인 조합이나 자본력이 낮은 시행사일 경우 부채를 함께 짊어질 리스크가 높아졌다. 건설사들이 점점 발을 빼는 이유다.


부동산 활황기 막차에 물린 사업장들은 손실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업지에 따라 미분양 리스크도 크지만, 막상 분양이 잘되더라도 겨우 본전만 건진 빈손 엑시트가 빈번하다. 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원가율이 올라 손해만 안 보면 다행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건설사들도 이제는 점점 주택이나 분양사업은 최소화하고 다른 주머니를 차려 한다. 그나마 자금수혈이 안정적인 관급 도급공사나 분양 걱정이 없는 일반 건축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는 추세다. 이것도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차선책일 뿐 수익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는 게 대다수다. 공종이나 발주처가 바뀌더라도 악화한 대외여건은 동일하기 때문이다.


일부 여력이 있는 건설사들은 하이테크 공사에 집중하거나 혹은 환경이나 에너지사업 부문을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다. 아예 건설업 간판을 떼어버리는 건 아닌지 본업이 헷갈릴 정도다. 대기업이 계열 건설사를 매각한다는 루머가 돌기도 한다.


사업 부문이 주택에 치우친 중견건설사들은 오히려 사업을 축소시키고 당분간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어떻게 해도 사업수지가 맞지 않기 때문에 가만히 있는 경우가 영업이익 보전에 더욱 유리해서다. 특히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겪는 온갖 갈등과 스트레스를 마주할 바에는 그냥 손을 놓고 있는 게 여러모로 이득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의 도미노는 또다시 다른 지점을 향해 굴러가고 있다. 건설사의 사업포기는 결국 주택공급을 줄여 향후 집값 상승을 더욱 부채질할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실제로 최근 점점 분양가가 올라가면서 서민들의 주거 마련 가능성은 멀어지고 있다.


다만, 지난 2년간 이어져 온 인플레이션의 나비효과가 대한민국의 부동산 광풍을 잠재운 공로도 있다. 더 멀리 본다면 높아진 분양가와 악화한 사업수지가 결국은 옥석을 자동으로 가려낼 것이다. 주택 청약시장도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될 수밖에 없다. 이제 부동산을 투기의 수단으로 삼기엔 사회적 비용이 너무 커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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