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해외출자자(LP)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경우 국내보다 긴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내시장 및 하우스에 투자해야 하는 명확한 이유를 제시해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자본시장 전문 미디어 딜사이트는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인수합병(M&A)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M&A 보릿고개, PEF 운용전략'이라는 주제로 사모펀드 업계 및 유관기관 관계자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최근 1조원 규모 블라인드펀드를 결성하며 해외자금 유치에 성공한 UCK파트너스 곽승응 파트너는 '국내 출자 위축기, 글로벌 펀딩전략' 이라는 주제로 실제 경험담을 공유했다.
곽 파트너는 최근 M&A 시장 동향에 대해 "지난해부터 국내 M&A 딜이 감소하는 추세 속에서 사모펀드(PE)가 진행하는 거래의 비중이 63%까지 높아졌다"며 "올해 3분기부터 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아직은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올해 3분기는 최근 30년 중 PE 딜의 비중이 가장 높았던 시기로 꼽힌다. 이 시기 벤처캐피탈을 포함한 PE가 딜을 진행한 비중은 70%에 달했다. 다만 지난해부터 투자 규모가 급감했는데, 지난 2021년 총 거래규모가 51조원에 달했던 것과 비교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투자 규모가 줄어들면서 덩달아 회수 성과도 떨어졌다. 같은 기간 27조원에 달했던 엑시트 금액은 약 7조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곽 파트너는 "최근 국내 M&A 시장은 대내외적 환경 요인에 따라 침체기를 겪고 있다"며 "지난해 딜 감소 이후 아직까지 확실한 반등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PE의 총 펀드 약정액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1분기까지 국내 PE 펀드 총 약정액은 134조원에 달했다. 다만 지난해부터 신규 자금 모집금은 줄어들고 있다. 2021년 총 23조5000억원에 달했던 신규 펀드 자금은 지난해 16조3000억원으로 줄었고 올해는 10조9000억원까지 쪼그라든 상태다.
글로벌 펀딩 규모도 국내와 마찬가지로 감소추세를 보였다. 그럼에도 곽 파트너는 국내 시장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를 해외LP에 충분히 어필한다면 해외 펀딩에 성공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최근 아시아펀드 성과가 글로벌 평균을 하회하고 있기 때문에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는 제안이 필요하다고 조했다.
곽 대표는 "해외 LP들이 왜 한국 시장 및 한국PE에 투자해야 하는지 설득하는 작업이 가장 중요하다"며 "해외 펀드레이징에 맞춤화된 마케팅 자료를 준비하고 타겟 LP가 어떤 투자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펀딩을 도와줄 수 있는 자문사의 도움을 얻는 것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좋은 옵션이다"고 설명했다.
해외 펀딩을 목표로 한다면 조금 더 빠르게 움직일 필요성이 있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해외 펀드레이징은 국내에서 진행하는 것 보다 더 오랜 기간이 소요되므로 펀드 조성 목표 시점 대비 최소 1년 전에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해외 LP 대상 마케팅 이벤트에 꾸준히 참석하는 등 사전 작업부터 펀드조성, 실사 대응에 이르는 전 과정을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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