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크로스보더(국경 간 거래) 딜이 침체된 인수합병(M&A)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하나의 해결책으로 제시된 가운데, 딜 진행 시 가장 유의해야 할 점으로 '법과 그 나라의 관행'이 지적됐다. 거래 방식이나 절차가 국내와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물리적 거리가 멀고 법과 문화가 다른 만큼 국내 딜 보다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자본시장 전문 미디어 딜사이트는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M&A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M&A 보릿고개, PEF 운용전략'이라는 주제로 사모펀드(PE) 업계 및 유관기관 관계자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번 포럼에서 류명현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2세션 연사로 나서 '글로벌 투자, 법적 리스크 및 체크리스트'에 대해 발표했다.

류 변호사는 "국내 기업 및 PEF가 다양한 국가에서 크로스보더(국경간거래) M&A를 다수 진행하고 있다"며 "최근 경기가 불확실하고 PEF들이 딜 실패를 경험하면서 M&A가 주춤하는 추세긴 하지만 이러한 상황일수록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딜이 진행되는 곳이 다르긴 하지만 큰 틀에서 국내와 해외 거래의 차이는 크지 않다고 봤다. 준비→입찰/실사→계약 협상 및 체결→거래종결 등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똑같이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국가별 안보 관련 심가가 강화되는 추세에 따라 기업결합신고는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류 변호사는 "대부분의 국가가 자산총액 또는 매출액을 기준으로 기업결합 신고 요건을 정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요건이 상이하기 때문에 개별 국가 및 지역별로 신고에 대한 필요성을 확인하고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조언도 이어졌다. 진술 및 보장 보험을 활용하는 방안이다. 진술 및 보장 보험이란 매도인의 진술 및 보장에 대해 보험사가 배상 책임을 대신 부담하는 것을 말한다.

류 변호사는 "투자회수를 위해 PEF가 주로 활용하던 것이지만 최근에는 전략적투자자(SI)들의 활용 사례도 늘어나는 추세"라며 "다만 알고 있는 사항 등에 대해서는 보상받지 못하며 배상 한도와 기간 등의 제약이 있어 실효성이 크지는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나라마다 추구하는 가격조정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류 변호사는 "향후 재무상황 등을 고려해 가격 조정 가능성을 열어두는 경우, 특정 가격을 계약서에 명시하고 조정하지 않는 경우, 가격에 조건을 다는 경우 등 다양한 조정방식이 존재한다"며 "이것들을 어떻게 설정하고 구현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해외 딜을 수행하기 위해 관련 경험을 축적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며 "유경험자를 중심으로 내부 전문인력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외 딜은 계약서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자문사를 최대한 이른 시점에 선정해야한다"며 "특히 국내와 해외 경험을 동시에 보유한 곳을 선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