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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총수도 인간이다
최홍기 기자
2023.06.02 07:47:13
주말도 휴일도 없이 달려온 경제계 큰 별들에게 삼가 명복을
이 기사는 2023년 06월 01일 08시 3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픽사베이)

[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1,1,1,1,1…….


숫자 1과 1사이에는 쉼표가 있듯이 일과 일 사이엔 휴식이 필요하다. 직장인들이 고된 하루를 마치고 각자 행복한 가정에서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것도, 한주간의 '전쟁아닌 전쟁'을 치루고 난후 맞이하는 주말을 사랑하는 이유도 별반 다르지 않다.


불과 10여년전만 하더라도 한국에서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이라는 용어는 생소했다. 아니, 생소했다기보단 이질적인 개념이었다. 개인보다 회사 조직을 우선시해야하는 당시의 이데올로기상 '칼퇴'는 물론 '정시출근'을 하는 직장인은 상사로부터 기본적으로 욕 한바가지부터 들어먹어야 했다. 근태도 근태지만 업무 지시를 둘러싼 갑과 을의 일방향적인 커뮤니케이션과 가스라이팅은 마치 숭고한 사명과도 같았다. 이 때문에 인간 스스로의 휴식은 더더욱 생각하기도 어려웠다. 기업이 잘돼야 개인도 잘된다는 관념이 한때 한국 경제계를 관통하는 신념이기도 했으니까. 


사실 이같은 사명감은 기업 총수들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것이란 데 이견이 없다. 자신이 일군 조직이며 운명과 책임감의 반로였던 까닭이다. 소속 임직원들도 야근에 추가수당 없이 주말까지 소비하며 일하는데 하물며 '오너'라는 자가 워라밸을 중시한다면 어불성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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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중 시대가 바뀌었다. 정치적 접근이든, 세대별 접근이든지 간에 예전 쌍팔년도식 기업에 목매달아 충성하는 직장인들을 이제는 보기 어려워졌다. 노사간의 갈등이 빈번해졌다던지, 몇 년전부터 소위 MZ세대, 잘파세대로 불리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작금의 직장생활문화가 격동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편파적 관점에서 이들을 대상으로 무의식적으로 '건방지다'라던지, '개념이 없다'라던지 등의 냉소적 비난을 차치하고, 어찌보면 더 각박해진 사회상에 맞춰 인간 개인의 '나'라는 개념을 더 소중히 한데 따른 결과가 아닐지 자문해본다. 역설적으로 이들이 부르짖는 '꼰대'라는 개념 또한 그들이 '나'를 불합리하게 인정하지 않으려하는 것은 물론 제대로 된 휴식 없이 나이와 같은 지위를 앞세워 단순 굴복시키려는 데 대한 숭고한 자기방어 및 반항심리가 아닐까. 


자못 얘기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 것 같지만 재차 돌이켜보면 기업 총수는 '나'라는 가치에 고개를 돌리기 어렵다. 역사적 사명감 같은 겉치레가 아닌 우선적으로 '내 것'이란 주체의식과 책임감이 큰 탓일 테다. 한번의 의사결정으로 기업의 존폐가 결정되는 부담감도 한 몫했을 것이다. 모 기업 총수가 주말에도 나와 사업전략을 재검토하고 기업발전에 큰 고심을 거듭했다는 말을 귀가 아프도록 들어왔던 점도 매한가지다.


곱씹어보면 이들의 사망날짜도 일하는 평일이 아닌 대부분 주말에 쏠려있는 점도 흥미롭다. 주말없이 일하는 그들이겠지만 평일에 기업을 위해 불철주야 근무하는 임직원의 노고에 방해되기 싫었던 망자의 배려였달까. 공교롭게도 그들의 장례식을 위해 주말까지 버리고 자리를 지켜야했던 임직원의 노고는 생각하지도 못했겠지만 말이다. 기업을 위해 고된 여정을 달려온 그들도 영원한 휴식앞엔 어쩔 수 없는 한 명의 인간일 뿐이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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