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황지현 기자]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고팍스의 위험평가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고팍스는 바이낸스 인수를 진행하며 금융당국으로부터 지난달 위험평가 실시를 요구받았다. 다만 위험평가는 고팍스의 손을 떠났지만 바이낸스발(發) 이슈가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이에 고팍스는 금융당국 결정을 초조하게 기다는 중이다. 

◆고팍스 위험평가 마무리...심사기간 연장

10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전북은행이 진행하는 고팍스의 위험평가 현장 심사가 지난주(5월 1일~4일)에 진행됐다. 은행 관계자는 고팍스 회사에 직접 방문해 심사를 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전북은행에 고팍스 위험평가 실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자산거래소는 실명 확인 입출금계정 인증을 위해 시중은행과 제휴해야 한다. 고팍스는 전북은행을 통해 입출금 계정을 제공하고 있다. 

고팍스는 지난해 8월 위험평가를 진행했다.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다시 위험평가를 받게 된 이유는 바이낸스 인수와 무관하지 않다. 바이낸스가 고팍스를 인수하면서 가상자산사업자(VASP) 변경신고를 했다. 금융당국은 심사 과정에서 위험평가 결과를 함께 고려한다는 입장이다. 

고팍스는 최대 주주가 바이낸스로 바뀌자 지난 3월 3일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에 가상자산사업자 변경신고를 제출했다. 등기임원에 변동이 생겼기 때문이다. FIU는 변경신고 접수 후 45일 이내인 지난달 16일까지 심사 결과를 전달해야했다. 하지만 현재 서류 보완을 요청하며 심사 기간을 연장한 상태다.

고팍스는 현장평가를 마지막으로 변경신고 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고팍스 관계자는 "심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지만 지난해 현장평가에서도 특이사항 없이 재계약 됐다"며 "(위험평가) 결과가 잘 나올 것이라고 믿고 있고 가상자산사업자 변경신고도 요건에 맞게 제출해서 기다리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영진뿐만 아니라 모든 임직원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당국이 요청하는 자료를 신속하게 보내주는 등 소통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바이낸스 이슈 걸림돌 될까

일각에서는 바이낸스의 불법 행위 혐의가 고팍스 인수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바이낸스가 3월 미국 상품거래위원회(CFTC)로부터 시세 조종 등의 혐의로 기소당했기 때문이다. 해당 의혹이 사실로 판명되면 바이낸스의 국내 거래소 진입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FIU 관계자는 "가상자산사업자 변경 신고는 특정금융정보법을 따르기 때문에 바이낸스 시세 조종 등 혐의 자체로는 결정을 내리긴 어렵다"며 "현재 심사 과정중이라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레온 풍 바이낸스 아태지역 총괄의 발언도 논란이 됐다. 그는 지난달 28일 기자들과 만나 "현재 묶여있는 고파이 예치금 중 25%는 상환된 상태"라며 "나머지 75% 상환을 위해서 FIU 신고 수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에 대해 일각에서는 고팍스 고객을 볼모로 잡아둔 것 아니냐는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변경신고 수리가 늦어지자 투자자 불안감은 계속되고 있다. 지연되는 만큼 고팍스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 '고파이'에 자금이 묶인 이용자들의 투자금 상환이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고파이에 묶인 고객의 자금은 566억원이다. 변경신고가 완료돼야 바이낸스가 고팍스 인수자금을 완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