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
뉴스 랭킹 이슈 오피니언 포럼
대체투자 속보창
Site Map
기간 설정
LG디스플레
공허해진 '기업가치 제고'…빚더미 된 투자금
백승룡, 강동원 기자
2023.05.03 08:00:24
②자회사 IPO 줄줄이 실패…"SK스퀘어만의 육성 전략 부재"
이 기사는 2023년 05월 02일 08시 3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스퀘워 본사 전경. (출처=SK스퀘어)

[딜사이트 백승룡, 강동원 기자] "잘 키워 온 포트폴리오 가치를 시장에서 더 크게 인정받고 이를 주주분들께 돌려드리겠다"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이 지난 2021년 11월 SK스퀘어 출범을 앞두고 공표한 내용이다. 기존 SK텔레콤 자회사로 구성됐던 비(非)통신 사업들을 별도로 떼어내 기업가치 제고를 이끌어내겠다는 포부였다. 1년 반 남짓한 시간이 흐른 지금, 연이은 자회사 기업공개(IPO)에 실패한 SK스퀘어는 투자금 만기를 앞두고 자금조달에 전전긍긍하는 처지에 몰렸다. 시장에서는 SK스퀘어가 자회사의 본질적인 성장을 이뤄내지 못한 채 IPO에만 기대를 걸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 기대치는 3兆, 현실은 1兆…외형·내실 '두 마리 토끼' 놓친 11번가, 몸값 추락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스퀘어의 자회사 11번가는 연내 IPO 계획을 철회하는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11번가는 오는 9월 상장을 목표로 지난해 한국투자증권과 골드만삭스를 대표 주관사, 삼성증권을 공동주관사로 선정한 상태다. 올 상반기 내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한다는 계획이었다. 지난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H&Q를 비롯해 국민연금, 새마을금고 등으로 구성된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으로부터 투자를 받으면서 올해 9월까지 상장하기로 정해뒀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more
파이낸셜스토리 궤도 수정…자회사 옥석 가리기 프로테옴텍, 바이오 IPO 열기에 찬물 '눈살' SK하이닉스, 적자에도 배당 불가피…짐이 된 모회사 스웨덴 '발렌베리家' SK쉴더스 인수 이유

문제는 투자자들이 원하는 기업가치를 현재로서는 요원하다는 점이다. 지난 2018년 나일홀딩스로부터 투자를 받았을 당시 11번가가 약속한 내부수익률(IRR)은 3.5% 수준이었다. 나일홀딩스 투자 규모가 5000억원, 지분율이 18.18%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11번가는 3조원 수준에서 상장을 해야 하는 셈이다. IB업계는 "시장에서 바라보는 11번가의 기업가치는 1조원대에 그쳐 눈높이가 맞지 않는 상황"이라며 "IPO를 강행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11번가의 발목을 잡은 주요한 배경으로 지속되는 적자가 꼽힌다. 2021년 693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적자 규모가 1514억원으로 두 배 이상 불어났다. IB업계 관계자는 "거시적으로 보면 금리인상·경기침체 등 여파로 인한 증시 위축, 올 초 컬리·오아시스 등 IPO 철회로 나타난 이커머스 업체에 대한 비우호적 분위기 등도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이를 배제하고 11번가의 실적 추세만 보더라도 높은 가치를 부여하긴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수익성은 물론, 외형도 유의미한 성장을 이뤄내지 못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11번가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7% 수준에 그쳤다. 이는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직전 해인 2019년(7.8%)보다 소폭 감소한 수준이다. 이 기간 이커머스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세를 거듭하면서 쿠팡(9.5%→24.5%)과 네이버(16.7%→23.3%)가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SSG닷컴(이베이코리아 인수) ▲큐텐(티몬·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 인수) 등이 인수합병(M&A)을 통해 시장 재편에 나서는 사이 11번가는 설 자리를 잃고 밀려나는 형국이다.


나일홀딩스 측은 11번가가 올해 9월까지 상장을 하지 못할 경우, IRR을 반영한 가격으로 SK스퀘어에 주식매수청구권(콜옵션)을 행사할 수도 있다. 하지만 SK스퀘어의 별도기준 현금성 자산이 지난해 말 1880억원 수준에 그쳐 이 마저도 여의치 않다. SK스퀘어는 IPO 대안으로 신규 투자자 확보에 분주한 상황이다. 11번가의 몸값이 워낙 낮아진 상황이다 보니 경영권 매각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박 부회장은 "SK스퀘어 출범을 통해 11번가를 포함한 자회사들의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겠다"고 공언했지만, 결과적으로 기업의 양적·질적 개선이 따르지 않으면서 후폭풍을 맞고 있는 셈이다.


◆ '적자' 원스토어·티맵·웨이브 등도 골머리…"차별적인 육성없이 IPO 욕심"


SK스퀘어로 몰렸던 외부 투자자금이 빚더미가 돼 돌아오고 있는 상황은 비단 11번가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 SK스퀘어가 IPO를 추진하려다가 기관 수요예측 부진으로 철회했던 SK쉴더스(옛 ADT캡스)와 원스토어도 같은 상황이었다. SK쉴더스는 2018년 맥쿼리 컨소시엄으로부터 53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원스토어도 2019년 키움인베스트먼트·SK증권 등으로부터 1000억원을 투자받았다. 재무적투자자(FI)의 최소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서는 각각 최소 2조8000억원, 9000억원대 가치를 인정받아야 했지만 실패한 것이었다.


다행히 SK쉴더스는 지난달 스웨덴 발렌베리그룹 계열 사모펀드 운용사인 EQT파트너스로부터 5조원 규모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성공적으로 매각이 이뤄진 바 있다. 당초 SK쉴더스의 IPO 목표 시가총액이었던 3조5000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었다.


문제는 원스토어 등 남은 자회사다. SK쉴더스의 경우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1453억원)이 전년(1219억원) 대비 20%에 가까운 증가세를 기록하며 견조한 실적을 나타내는 추세였지만, 나머지 자회사들은 좀처럼 실적 개선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어서다. 특히 원스토어의 경우 설립 이래 단 한 번도 흑자를 달성하지 못한 상태다. 원스토어의 FI들은 일단 적정 공모 시점까지 기다리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콘텐츠웨이브와 티맵모빌리티 등의 자회사 IPO도 남아 있다. 콘텐츠웨이브는 2019년 미래에셋벤처PE 등에 20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발행, 2024년까지 상장하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티맵모빌리티는 지난해 KB국민은행으로부터 2000억원을 투자받으면서 2조2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고, IPO 목표 시점은 오는 2025년이다. 다만 이들 자회사도 여전히 실적이 부진한 상태다. 티맵모빌리티는 적자 규모가 지난해 978억원으로 전년(-678억원) 대비 확대됐다. 콘텐츠웨이브는 영업손실이 같은 기간 558억원에서 1216억원으로 두 배 이상 불어난 데 이어, 시즌(Seezn)을 인수한 경쟁사 '티빙'에 밀려 국내 토종 OTT 순위에서도 1위를 뺏겼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SK스퀘어라는 신설 법인을 통해 비상장 자회사들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밸류를 높여 IPO를 하겠다는 구상 자체는 합리적이었다"면서도 "전반적인 매크로 환경이 비우호적으로 펼쳐지긴 했지만, 최대주주의 변경 외에는 SK스퀘어만의 차별적인 육성 전략도 잘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SK쉴더스를 비롯해 11번가, 티맵모빌리티, 웨이브 등 대부분의 자회사들도 업계 내에서 특별히 부각되지 않는 '원 오브 뎀'(one of them) 포지션에 불과했다는 점도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있어서 걸림돌이 되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LG전자4
lock_clock곧 무료로 풀릴 기사
help 딜사이트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특별한 콘텐트입니다.
무료 회원 가입 후 바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more
딜사이트 회원전용
help 딜사이트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특별한 콘텐트입니다. 무료 회원 가입 후 바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회원가입
Show moreexpand_more
에딧머니성공 투자 No.1 채널 more
딜사이트플러스 안내-1
Infographic News
그룹별 회사채 발행금액
Issue Today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