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한울 기자] 셀트리온그룹에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분식회계 의혹에서 벗어난 지 일주일 만에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3대 주주인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이 대규모 블록딜(시간 외 대량 매매)에 나선 까닭이다.
테마섹은 21일 장 마감 이후 셀트리온 230만주, 셀트리온헬스케어 260만주에 대한 블록딜을 결정하고, 매각주관사인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통해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에 나섰다. 테마섹은 계열사인 이온인베스트먼트를 통해 블록딜 추진 물량을 포함, 셀트리온 지분 6.59%와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 6.63%를 보유한 3대 주주다.
테마섹이 제시한 양사의 매각가는 21일 종가 18만1000원 대비 6~9% 할인된 금액이다. 이를 기준으로 계상하면 셀트리온이 16만4700~17만100원, 셀트리온헬스케어가 6만4250~6만6350원으로 책정될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예상 밴드 최상단의 금액에 매각할 경우 셀트리온 3900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 1700억원 등 블록딜을 통해 총 5600억원의 현금을 쥘 전망이다.
테마섹의 이번 블록딜은 셀트리온그룹이 최근 분식회계 의혹에서 벗어나면서 주가 상승 기미를 보이고 있던 것과 무관치 않을 것이란 게 시장의 관측이다.
실제 지난 11일 증권선물위원회가 셀트리온그룹의 회계기준 위반에 대해 고의적인 분식회계가 아닌 중과실로 판단한 직후 거래일인 14~18일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주가가 각각 7.8%, 9.5%씩 올랐다. 하지만 블록딜 소식이 전해진 22일 셀트리온의 종가는 16만8000원으로 전일 대비 7.18% 하락했고, 셀트리온헬스케어는 6만5600원으로 7.08% 떨어졌다.
이렇다 보니 이번 블록딜이 당분간 셀트리온그룹 주가 하락의 트리거로 작용할 수 있단 전망도 시장 일각서 나오고 있다. 본업인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코로나19 치료제인 렉키로나의 경쟁력도 희석되고 있는 까닭이다. 이는 셀트리온이 지난해 반영한 손상차손만 봐도 알 수 있다. 이 회사의 지난해 전체 손상차손 600억원 가운데 60%에 해당하는 360억원이 렉키로나에서 발생했다.
그럼에도 셀트리온 측은 다소 느긋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회사 측은 "테마섹이 기간 별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에서 이번 블록딜을 진행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블록딜 뉴스가 단기적으로는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금융시장 일각에서는 이로써 테마섹 지분 매각 리스크가 일부 희석됐다는 분석이 나오고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테마섹 같은 장기 우호 주주가 지분을 매각한다는 것은 피투자 기업으로서 아쉬운 일이지만 앞으로도 테마섹과 협력하고 시너지를 창출 할 수 있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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