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경제TV 최태호 기자] 확장현실(XR) 실감형 콘텐츠 제작 기업 케이쓰리아이의 주가가 상장 1년도 안돼 3분의 1 토막이 났다. 흑자 기술특례 상장으로 기업공개(IPO) 당시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지만 지난해 매출액이 당초 제시했던 목표치를 크게 하회한데다 영업이익도 적자전환한 탓이다.
이에 IPO 흥행을 위해 실적 전망치를 부풀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공모가는 희망밴드 상단인 1만5500원에 결정됐는데, 수요예측에 참여해 물량은 배정받은 기관투자자의 95% 가량이 의무보유확약을 하지 않았다. 기관들은 이미 주가 고평가를 예상, 상장 직후 주식을 팔 생각이었음을 알 수 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케이쓰리아이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 139억원, 영업손익은 37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당기순손익도 30억원 적자로 나타났다. IPO 당시 제시했던 추정치를 크게 하회하는 수치다.
케이쓰리아이는 지난해 8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상장 전 증권신고서에서 제시한 지난해 매출 추정액은 234억원이나 실제 매출은 139억원에 그쳤다. 추정액의 절반을 겨우 넘는 수치다.
회사 측은 당초 예상보다 크게 부진한 실적에 대해 추가 신규수주 물량 확보에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케이쓰리아이 관계자는 딜사이트경제TV에 "기존에 계약이 완료된 것들은 대부분 매출로 인식이 됐다"면서도 "상대적으로 수주확률이 낮았던 건들은 실제 수주로 이어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케이쓰리아이와 IPO 주관사인 하나증권은 예상 수주잔고의 합산액에 예상 매출 인식률을 곱하는 방식으로 매출액을 추정했다. 2023년도 이월 수주잔고는 100%, 지난해 신규 수주잔고는 65%만큼 매출로 인식할 것을 가정했다.
2023년 이월 수주잔고와 증권신고서 제출 시점에서 지난해 계약이 완료된 물량의 수주 성공률은 100%로 잡았다. 해당 물량의 수주액은 136억원으로 대부분 지난해 실제 매출로 소화됐다. 다만 증권신고서 제출 당시 입찰중인 사업, 이외 영업 고려 대상 사업들은 대부분 실제 수주와 매출인식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매출 부진과 함께 매출원가가 급증하면서 영업손익은 오히려 적자전환했다. 케이쓰리아이는 지난해 목표 영업이익을 전년(11억원) 대비 4배 이상 성장한 46억원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실제 영업이익은 37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주관사였던 하나증권의 책임론도 제기된다. 케이쓰리아이의 과도한 실적 낙관에 동조해 몸값을 부풀렸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하나증권은 케이쓰리아이에 대한 투자설명서에서 "기술성장기업들은 코스닥 상장 당시 실적이 대부분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 케이쓰리아이는 지속적으로 영업익과 당기순익을 시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나증권은 케이쓰리아이의 지난해 매출원가율을 전년도(64.68%) 대비 개선된 53.58%로 예상했다. 수익성이 좋은 신규 사업의 확장과 원가율이 높은 사업의 축소가 주된 근거였다.
하나증권은 증권신고서에서 "XR 미들웨어 개발 이후, 본격적인 고수익 사업수주가 시작됐고, 원가율이 높은 SI 사업 매출 비중이 축소돼 마진율 개선효과가 존재한다"며 "2024년 상반기 선제적인 인원 충원으로 비용이 증가해 원가율이 소폭 증가했지만 하반기 신규수주 증가로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케이쓰리아이의 지난해 매출원가율은 84.4%를 기록했다. 신규수주 실패가 매출 부진으로 이어지면서, 고정 인건비 부담으로 전년 대비 40% 상승한 매출원가를 상쇄하지 못했던 것.
지난해 케이쓰리아이의 매출원가는 117억원으로 전기 84억원 대비 33억원 늘었다. 고수익성이 예상된다는 XR 사업의 매출비중도 74.3%로 전년 대비 3.7%p(포인트) 올랐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서면서 당기순익도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다. 이에 따라 케이쓰리아이의 당초 밸류에이션이 고평가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케이쓰리아이는 기술특례상장 기업으로 미래순익을 기준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했다. 비교기업의 PER(주가수익비율)의 평균치를 2025년 예상 당기순익의 할인액에 곱해 기업가치를 산출하는 형태였다. 문제는 순익이 적자일 경우 PER 측정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케이쓰리아이가 본래의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으려면, 올라간 고정비용을 감당할 매출을 확보해야 한다.

케이쓰리가 제시한 2025년 예상 당기순익은 88억원, 할인율 20%를 적용한 실제 계산된 수익 가치는 67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대비 97억원의 순익증가가 있어야 달성 가능한 수치다. 공모가에 적용된 주당 평가가액 할인율 25.84%를 적용해도 약 50억원의 순익을 내야 한다.
특히 일반적인 특례상장 기업들이 상장 당시 순익적자를 기록한 것에 비해, 케이쓰리아이는 흑자를 기록했던 터라 시장 충격도 크다. 수요예측에서 희망공모가 밴드 상단인 1만5500원에 안착했던 케이쓰리아이는 연이은 주가 급락으로 현재 5000원대 밑에서 거래되고 있다.
다만 케이쓰리아이는 올해 실적은 좋을 것이라 자신했다.
케이쓰리아이 관계자는 "인건비 부담으로 고정적인 매출원가가 늘어난 건 맞다"면서도 "회사의 매출액 증대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어 올해 목표 순익 달성도 충분히 가능할 걸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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